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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뷔페는 북적, 한식당은 줄 폐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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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신라호텔 뷔페식당인 ‘더 파크뷰’는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다. 1인당 10만5000원의 식사비에도 지난해 11월 이후 이른바 ‘풀부킹’이다. 주말뿐 아니라 평일도 예약이 꽉 찼다. 반면 40년 전통의 서울 서소문동 한식업소 ‘남강’은 폐업했다. 광화문 일대의 고급 한정식집도 폐업이 이어졌다.

김영란법 시행, 양극화 겹쳐
어설픈 고급 식당 입지 줄어

‘일점호화소비’ 현상은 고급 외식시장에도 뚜렷하다. 트렌드를 탄 고급 식당은 문전성시지만 값만 비싼 어설픈 식당은 문을 닫고 있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도 작용했다. 직장인 수요가 든든했던 이른바 ‘회식 명소’는 폐업 행렬이 이어진다. 서울 청담동에서 20년간 영업을 해온 아오야마를 비롯해 삼성동 이즈미는 28년, 종로구 한식집 유정은 60년 만에 줄줄이 폐업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수도권에서 문 닫은 한식당은 2500여 곳에 이른다. 전년(1500여 곳)보다 1000곳 정도 늘었다.

김대권 한국외식산업협회 부회장은 “늘어난 1000곳 중 상당수가 김영란법 타격을 받은 고급 식당”이라고 말했다. 반면 1인당 평균 10만원 선인 호텔 식당은 문전성시다. 롯데호텔 ‘라세느’, 웨스틴조선 ‘아리아’ 등 특급 호텔 뷔페는 11월부터 이달까지 풀부킹이다. 임피리얼 팰리스 ‘패밀리아’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예약이 20% 늘었다. 이른바 ‘법인카드 결제’ 고객이 확 줄어든 자리를 가족 단위 고객이 채웠기 때문이다. 한소한 임피리얼 팰리스 패밀리아 본부장은 “연인들뿐 아니라 김영란법으로 저녁 접대 자리가 줄어들면서 평일에도 가족과 좋은 식당에서 외식을 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수요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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