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쌍둥이 형제, '라면' 끓이다 화재…순찰하던 경찰이 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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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다 화재가 난 지적장애 10대 쌍둥이 형제 집안 모습. [사진 경기도재난안전본부]

라면을 끓이다 화재가 난 지적장애 10대 쌍둥이 형제 집안 모습. [사진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지적장애를 않던 10대 쌍둥이 형제가 라면을 끓이다 불이 났는데 마침 인근을 순찰 중이던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2일 낮 12시30분쯤 경기도 안양의 한 12층짜리 아파트 3층 A씨 집안에서 A씨의 쌍둥이 아들(15·지적장애 3급)이 라면을 끓이다 불이 났다. 당시 집안에는 쌍둥이 형제만 남아 있었다. 형제들은 119신고 후 베란다로 피신했다. 불은 형제의 상의에까지 옮겨 붙었다.

때마침 인근을 순찰 중이던 안양 동안경찰서 강력2팀 형사 2명이 우연히 피어 오르는 연기를 목격한 후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현장 도착 전 무전이 전달됐다. 이들 형사는 화단 위에서 쌍둥이 형제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밑으로 뛰어내리라고 설득했다.
잠시후 형제는 차례로 몸을 던졌고, 형사들은 직접 팔로 받았다. 형은 목뒤와 좌측귀에, 동생은 등부위에 각각 2도 화상을 입고 대학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10여분만에 진화됐다. 정확한 화재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다. 쌍둥이 형제는 최초 구조 당시 경찰에 “라면물이 끓지 않아 보니 휴대용 가스렌지에 불이 켜지지 않았고 다시 켜는 순간 폭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기 중에 차있던 가스가 폭발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경위를 조사 중이다.

안양=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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