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민의당, 손학규·정운찬과 ‘스몰텐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국민의당이 반문재인 세력 간 연대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연휴 시작 전부터 슬슬 시동을 걸더니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대표가 모두 팔을 걷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나 정운찬 전 총리와의 연대는 진전을 봤다. 하지만 가장 큰 축으로 여겨졌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대는 가물가물해져 연대그림은 ‘스몰텐트’에 그쳤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는 30일 서울 시내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만나 시국상황 극복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 정운찬 전 총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는 30일 서울 시내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만나 시국상황 극복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 정운찬 전 총리]

오전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안철수-정운찬 회동’에선 두 사람이 의기투합을 했다. 회동 뒤 발표한 자료에서 양측은 “공학적인 단일화론을 극복하고 국민 다수의 선택이 반영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대통령 결선투표제가 도입돼야 한다”며 “두 사람이 이런 내용을 함께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지원은 어제 반기문 만났지만
“함께할 수 없다” 빈손으로 끝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더 적극적이다. 그는 26일 저녁 박지원 대표와의 회동에서 ‘세력 대 세력의 통합’을 요구했다고 한다. 손 의장은 “개혁 세력인 국민의당·안 전 대표와 연대를 할 생각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국민의당 대신 당명에 ‘개혁’을 넣어 달라”고 구체적으로 요구했다고 양측 사정에 밝은 인사가 전했다. 박 대표는 통합 제안은 반겼지만 당명에 ‘개혁’을 넣는 문제엔 답변을 유보했다. ‘박지원-손학규’ ‘안철수-정운찬’ 회동이 마무리된 뒤인 30일 박 대표는 기자들에게 “손 의장, 정 전 총리, 본인이 원하신다면 김종인 전 대표 이런 분들과 함께 강한 경선을 통해 정권교체의 길로 매진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관련 기사

반면 박 대표와 반 전 총장과의 회동은 빈손으로 끝났다. 박 대표는 대화내용을 공개하며 언짢은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국민들은 어떤 경우에도 개혁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일련의 발언과 언행에 대해 우리가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에 노크하더라도 지금은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셔터가 완전히 내려간 것이냐’는 질문에도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했고, “반 전 총장이 지난 20여 일간 행보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말도 했다. 박 대표는 “반 총장에게 새누리당에서도 (대선후보를)할 수 있지 않느냐고 여쭤 봤는데 거기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답변을 하셨다”고 전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