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평창올림픽 독도 표기까지 시비…"다케시마는 일본 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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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 홈페이지]

[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 홈페이지]

일본 정부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의 독도 표기를 문제삼으며 한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주한 일본대사관과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갈등에 이어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독도를 한·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것처럼 주장하며 공세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우익 성향이 강한 산케이신문은 20일 "(한국이) 평창 동계올림픽 홈페이지에 다케시마(竹島)를 'Dokdo(獨島·독도)'로 기재해 한국령임을 어필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일본 정부가 외교 루트를 통해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홈페이지 내용을 고치도록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지지통신은 "외무성이 '다케시마(독도)는 국제법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했다.

일본은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설명하는 이미지 지도에서 'Dokdo(독도)'가 평창으로부터 매우 가까운 앞바다에 배치되고 바다 이름이 'EAST SEA(동해)'로 표기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영어로 기재된 '한국 문화' 페이지의 경우 "독도는 한국인의 마음속에서 특별한 장소이며, 한국인은 한국 최동단의 영토를 방어하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부분을 문제삼았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가 일련의 (홈페이지) 기술에 대해 한국의 정치적 주장을 국제적으로 침투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장과 기타 구역에서 정치적 선전 활동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올림픽헌장 50조에 '올림픽이 열리는 공간에서는 정치·종교·인종적 차별에 대한 선전활동을 금지한다'고 명기된 것을 빌미로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19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한·일 소녀상 갈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일시 귀국 중인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의 한국 복귀를 당분간 보류시키기로 결정했다. 아사히신문은 20일 "아베 총리와 기시다 외상이 '한국 측 자세에 변화가 없으니 일본 측이 먼저 움직일 필요성이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사태에 변화가 없어 일본 측은 총리를 포함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는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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