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부대'가 구원투수 돼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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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전문가들은 현재 외국인의 매수 규모가 지수 하락을 막기엔 다소 '역부족'이지만 급락세가 진정될 경우 반등의 촉매가 되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주식 쌀 때 사자=외국인들은 올들어 23일까지 47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삼일 걸러 사자.팔자를 반복하곤 있지만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는 중이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23일에도 외국인들은 84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들이 매수세는 신흥시장으로 밀려드는 국제 투자 자금 덕분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12~18일)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펀드로 31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그 전주엔 주간 단위로는 사상 최대인 36억달러가 들어오기도 했다. 이같은 자금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 증시에도 몰리고 있다.

일본 증시엔 이달 들어서만 약 2조1000억원의 해외 자금이 들어왔으며 대만에선 외국인이 1조1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밖에 태국과 인도.인도네시아 등 여타 아시아 신흥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가 활발하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막판에 왔다는 인식에다 세계적인 약달러 현상으로 미국으로 쏠렸던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 시장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고 있다 "며 "당분간 이런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뚜렷한 선별 매수=외국인들은 그러나 이익 전망등에 기초해 철저하게 '골라' 사고 있다. 주로 정보기술(IT)와 은행주.정유.철강주가 공략 대상이다.

한화증권 투자정보팀 이상준 책임연구원은 "상반기 실적 향상이 기대되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은 선별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서정광 연구위원도 "외국인들이 최근 급락세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다"며 "실적 대비 하락폭이 컸던 업종대표주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주로 몰리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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