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산은 흰 달걀…검역원 “상태 좋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12일 낮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보잉747 화물기가 착륙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달걀이 품귀를 빚자 정부가 수입을 허용한 미국산 달걀이 이날 처음 도착했다.

16일 올 164만개 빨리 유통 위해
샘플 2160개, 비행기로 첫 수송
내주 주말 판매, 한판에 8990원

이 화물기엔 수입 달걀 2160개가 실렸다. 아시아나항공이 16일 오후 공수할 달걀 164만 개의 샘플이다.

미국산 달걀 수입에 앞서 검역 시간 단축을 위해 샘플용 달걀(2160개, 약 150㎏)이 12일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실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들이 달걀 외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김상선 기자]

미국산 달걀 수입에 앞서 검역 시간 단축을 위해 샘플용 달걀(2160개, 약 150㎏)이 12일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실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들이 달걀 외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김상선 기자]

대기 중이던 ‘로더’가 화물기에 다가섰다. 화물을 내리는 데 쓰는 특수 장비다. 로더가 넓은 판을 화물칸으로 밀어 넣고 꺼내자 은빛의 금속 컨테이너가 얹혀진 팰릿(운반틀)이 나왔다. 팰릿은 바닥이 평평하고 바퀴가 달린 특수 차량인 ‘달리’로 옮겨졌다. 이어 ‘터그카’가 달리를 아시아나항공 화물창고로 끌고 갔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감독하에 컨테이너 문이 열렸다. 가로 60㎝, 세로 30㎝, 높이 35㎝의 종이상자 6개가 줄로 묶인 채 들어 있었다. 이 상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지침에 맞춰 제작됐다. 검역 직원이 상자를 열자 하얀색 계란들이 보였다. 한 판에 30개씩 판 12개가 두 줄로 쌓여 있었다. 달걀 판 사이엔 플라스틱 완충재가 끼워져 있었다. 검역 직원은 달걀 하나를 들어 보고 “상태 좋습니다”고 외쳤다. 기내에서 컨테이너 온도는 달걀이 얼거나 상하지 않도록 5도로 유지됐다.

이 샘플은 나중에 올 164만 개의 검역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다. 백현 특수검역과장은 “같은 지역에서 오는 달걀이면 샘플 조사로 검역을 대신한다”고 말했다. 검역에선 서류에 맞는 제품인지, 달걀 상태는 청결한지 등을 육안으로 본다. 컨테이너당 20개씩 달걀을 깨서 부패 여부도 점검한다. 이런 검역은 통상 3일 이내에 하게 돼 있지만 검역본부는 24시간 안에 마칠 계획이다. 검역이 끝나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항생제 잔류물질 검사를 한다. 보통은 18일이 걸리는데 식약처는 5일 내외로 단축하기로 했다. 또 검역과 동시에 잔류물질 검사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샘플 달걀은 유통 목적으로 온 것은 아니어서 폐기된다. 시중에 풀릴 미국산 달걀은 14일 오전 대한항공을 통해 미국 LA에서 처음 들어올 예정이다.

미국산 달걀은 다음주 말 시중에 깔릴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30개들이 한 판을 899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국산 달걀에 비해선 다소 싼 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시세로 12일 기준 특란 30개들이 한 판에 9543원이다. 수입 달걀을 동네빵집 등 개인사업자는 3판, 일반 소비자는 1인당 1판씩만 살 수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아직은 수입 달걀 판매 계획이 없다.

인천=함종선 기자 서울=이현택 기자 jsham@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