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글로벌 호갱민국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글로벌 호갱민국
정부가 오늘(12일)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파문과 관련된 리콜을 처음으로 승인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리콜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만 이제서야 리콜에 나섭니다
이미 정부는 2015년 11월 리콜을 명령했는데 왜 리콜 시작까지 14개월이나 걸렸을까요.
폭스바겐 측은 정부에 번번이 미흡한 리콜 계획서를 제출했고 정부는 세 번씩이나 이를 기각해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은 차주들에 대한  뚜렷한 인센티브나 보상방안도  여전히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해외 유명 브랜드 회사가 한국 소비자들을 ‘호갱’ 취급하는 일은 폭스바겐 사례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미국에서 자사의 서랍장에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해 6월 북미 지역 판매를 중단하고  북미에서 3560만 개를 리콜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원하는 고객에게 환불만 해줄 뿐 3개월 간  ‘배짱 판매’를 계속했습니다.
폐 손상을 일으키는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해 181명의 피해자를 낸 옥시도 14년 간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지난해 5월에서야 공식으로 사과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장본인인 옥시 전 대표는 고작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한민국은 도대체 왜 ‘호갱민국’이 된 걸까요?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통해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제서야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우리 소비자들도 기업의 윤리적 측면보다 브랜드 이미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해외 유명 브랜드에 대한 ‘충성’ 소비자들의 맹목적 집착은 기업의 배짱만 키워줬습니다.
‘호갱민국’ 탈출을 위해서는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정부와 국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죠
우리가 스스로 호갱이 돼 놓고 호갱 소리 들으면 화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김민표 인턴 kim.minpyo@joongang.co.kr
디자인: 서예리 인턴 seo.ye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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