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한 달새 ‘-15조원’ 역대 최대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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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이 3조5000억원 늘었다. 전달(8조8000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대출금리는 오르고 부동산 거래는 줄면서다. 기업대출은 한 달 새 15조원 줄었다. 역대 최대 폭 감소다.

한국은행이 12일 내놓은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원이다. 11월 말과 비교해 3조5000억원 증가했다. 10월 7조5000억원, 11월 8조8000억원이었던 월별 대출 증가 폭이 12월 들어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2월(2조9000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 수치다. 12월 기준으로는 2013년 12월(2조2000억원) 이후 가장 적다.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수요가 줄었다. 주택 거래량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1월 1만1000호였던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12월 들어 9000호로 줄었다.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533조원으로 한 달간 3조6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11월(6조1000억원) 절반 수준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174조2000억원으로 11월과 비교해 2000억원 줄었다. 연말 상여금이 지급되면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감소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말 은행 원화 기업대출 잔액은 744조9000억원으로 한 달 새 15조원 줄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부채 비율을 관리하려고 기업이 연말 빚을 일시에 상환하고 은행에서 부실 채권을 떨어낸(매각ㆍ상각) 여파다. 불확실한 경기 흐름에 은행이 기업 대출을 죈 영향도 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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