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일분 비축…충격완충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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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성지의 돌연한 유혈사태는 중동전역을 전운의 긴장감으로 휩싸이게 하면서 세계경제에 「제3차 오일쇼크」의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
73년1차와 79년2차의 오일쇼크로 국내경제에 큰 시련을 겪은바 있는 우리나라는 8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온 원유도입선 다변화정책에 따라 중동산 원유도입 비중이 크게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수요의 절반 이상을 중동산유국에 의존, 이번 유혈사태의 추이에 비상한 관심을 쏟지않을수 없다.
우리나라는 79년까지 원유 도입 전량을 중동으로부터 도입한후 80년에 95.3%, 82년에 77%, 85년에 7%, 86년에는 60.6%로 중동의존도를 계속 줄여왔다. 올상반기에는 4천1백81만배럴을 도입, 53.7%의 의존도를 나타내고 있다.
올상반기중 우리나라가 14개국으로부터 도입한 원유량은 모두 7천7백85만1천배럴로 중동물량을 제의하면 호주·브루네이·인도네시아·말레이지아등 동남아지역에서 수입한 물량이30.2%로 크게 늘어났으며 이밖에 나머지는 미주·아프리카등에서 도입했다.
이같은 원유도입선 다변화정책에따라 「제3차 오일쇼크」가 닥치더라도 1, 2차와는 달리 그 충격은 다소 완화될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중동문제및 에너지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이번 유혈사태가 중동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것.
현재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세계에 공급되는 원유량은 하루 7백만배럴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 세계 원유시장은 큰 혼란과 함께 국제원유가가 급등할 것은 틀림없으며 하루 국내소비량(7만7천8백51배럴)의 37.6%(2만9천2백72배럴)를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공급받고있는 우리나라도 큰타격을 면할수없게된다.
어쨌든 이번 유혈사태로 뉴욕·런던·도쿄의 국제원유 현물시장에는 곧 원유가가 폭등하리라는 전망이 강력히 대두되고있으며 세계각국은 「제3차오일쇼크」대비에 부산한 움직임이다.
동자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비축량이 원유와 제품을 합쳐 68일분(정부33일분·민간35일분)을 보유,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을것』이라고 말하고 『최악의 경우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동남아지역등 다른 지역의 도입량을 늘리고 정유사들의 원유도입을 지원, 해결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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