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습격 시도 보수단체 회원 사복경찰이 제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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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경북 구미에서 한 애국보수단체 회원이 구미시청을 방문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습격하려다 경찰에 저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문 전 대표를 습격했던 당사자라고 밝힌 회원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미에 북한종 문죄인(문재인 전 대표를 비하하는 말) 이가 와서 한바탕 했다”는 글과 함께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습격 당시 입고 있었던 찢어진 패딩을 인증하며 “옷 다 찢어졌지만 자존심은 지켜서 괜찮다”며 “다시는 못 오게 혼쭐냈다”고 주장했다. 9일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사진 SNS 캡처]

문 전 대표가 SNS에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검은색 재킷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은 사복경찰이 한 남성을 제압하는 모습이다.

한 애국보수단체 회원으로 알려진 해당 남성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를 찾은 문 전 대표에게 불만을 품고 계단에 숨어있다 습격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문 전 대표를 습격한 그 순간 바로 사복경찰에 의해 제압됐다.

앞서 문 전 대표는 8일 경북 구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일부 보수 시민단체들의 반대 시위에 가로막혀 25분간 구미시청 주차장에 발이 묶였다.

문 전 대표가 이날 오후 2시55분 경 간담회를 마치고 차량에 타자 보수 단체 200여명이 한꺼번에 시청입구에서 차량 이동을 막아섰다. 시위대는 태극기를 들고 문 전 대표가 탄 차량을 몸으로 막거나 차량 앞에 드러누어 차량 진행을 막았다. 시위 과정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욕설을 하거나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일부는 “차량 바퀴에 발이 밟혔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이날 기자간담회 이전인 오후 1시부터 시청 입구에서 시위를 벌였다. 경찰 300여명이 시위 현장에 투입됐지만 간담회 직후 보수 시민들이 한꺼번에 문 전 대표의 차량 앞으로 집결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문 전 대표의 차량은 3시20분이 돼서야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9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탄 차를 막은 보수단체 회원 등을 상대로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경북에서 새로 생긴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본부’가 행사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국민총궐기본부 리드 격인 김종열 김천·구미·칠곡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지부장을 불러 자세한 사건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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