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에 중부고속터미널 허가받았다." 4백억 가로채려다 들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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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지검 동부지청 김진대검사는 22일 고위층의 허가를 받아 중부고속도로 터미널을 신축, 상가를 분양한다고 속여 상인 5명으로부터 상가분양 보증금조로 2억원을 챙기고 재일동포를 꾀어 공동투자를 미끼로 4백억원을 가로채려던 전직 고위공무원인 (주)중부고속터미널 (서울성내동244)대표 박영제씨(50·서울한남동 한성아파트B동)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아르헨티나로 달아난 이 회사 영업이사 전윤표씨(50)를 수배했다.
검찰은 달아난 전씨가 보증금을 사취하고도 장부에 기재하지 않은 사례가 있는 사실을 밝혀내고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등은 지난1월 고위층의 허가를 받아 서울상일동 그린벨트에 지하1층·지상5층·연건평 1만9천평 규모의 터미널과 상가를 설립한다며 용역보고서·설계도·조감도등을 만든뒤 박모씨(40·서울대치동)등 5명으로부터 상가분양보증금조로 2억원을 받아 가로챘다는 것.
박씨등은 또 지난5월중순 국내에서 사업을 물색하던 재일교포 김모씨(54·서울안암동)에게 접근, 『당국으로부터 사업승인을 곧 받게 되니 총사업비 8백억원 가운데 4백억원을 투자하면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하겠다』고 속여 돈을 건네 받으려다 검찰에 적발됐다.
◇회사설립=박씨는 지난해12월 자본금 5천만원의 새한주택개발(주)이란 부실건설회사를 7백만원에 인수한 다음 회사이름을 중부고속터미널(주)로 바꾸고 자본금 2억원으로 법원에 등기까지 마쳤다.
그러나 검찰조사결과 박씨는 다른 사람명의로 된 1억5천만원짜리 예금통장을 30만원에 빌어쓰는 편법으로 증자를 해 실제로 한푼도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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