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서도 트럭 테러, 이스라엘 여군 등 4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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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점선)가 8일 트럭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등 4명이 희생된 동예루살렘 사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예루살렘 로이터=뉴스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점선)가 8일 트럭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등 4명이 희생된 동예루살렘 사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예루살렘 로이터=뉴스1]

팔레스타인 동예루살렘에서 8일 오후(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해 트럭이 돌진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버스에서 내리는 군인 향해 돌진
팔레스타인 출신 추정 범인 사살돼

AP에 따르면 동예루살렘의 산책로인 아르몬 하나치브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한 대형 트럭이 갑자기 인도를 벗어나 군인들을 덮쳤다. 사망자 4명 가운데 3명이 여군이라고 이스라엘 경찰은 밝혔다. 범인은 그 자리에서 총격으로 사살됐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번 사건을 ‘트럭을 이용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날 사건을 목격한 한 버스 운전기사는 “대형 트럭이 군중들 틈으로 천천히 접근해 갑자기 속도를 내면서 돌진했다”고 말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테러 용의자가 팔레스타인 사람이라고 전했지만, 신원이나 공격 배후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트럭 테러가 발생했다.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유엔(UN)은 1993년 노르웨이 오슬로협정 때 ‘두 국가 해법’을 제시하며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에,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에 귀속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에서 떠나지 않고 불법 점령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강행했다.

또 서안지구에선 지난해 3월 이스라엘 군인 엘로르 아자리아(20) 병장이 길가에 부상당한 채 쓰러져 있는 팔레스타인 병사를 사살한 사건이 있었다. 이스라엘 군사법원이 지난 4일 아자리아 병장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판결을 내렸으나, 예루살렘에선 이스라엘 측의 아자리아 병장을 두둔하는 시위가 연일 열리고 있다.

2015년 10월 이후 35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사람 혹은 아랍인들의 테러로 희생을 당했다. 하지만 같은기간 이스라엘 사람들의 공격으로 희생당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00명이 넘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날 트럭 공격에 대해 “영웅적인 행동”이라며 “다른 팔레스타인에게 같은 공격을 하는 데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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