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환자 안전 최우선 … 간부들 월 1회 이상 의료현장 점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환자 안전은 병원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는 데 가장 필요한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병원은 예기치 못한 감염과 사고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 치료 효과를 높여야 한다. 경희대병원은 ‘환자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병원’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김건식 경희대병원장에게 차별화된 환자 안전 시스템을 물었다.

인터뷰│ 김건식 경희대병원장

-병원 내 환자 안전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환자 안전에 대한 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 지난해 7월 환자안전법까지 시행되면서 환자를 좀 더 안전하게 치유하는 것이 병원의 목표가 됐다. 국내 의료기관의 치료 수준은 점점 표준화되고 있다. 이제부터는 의료서비스 전반의 오류를 최소화해 환자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는 데 힘써야 한다. 경희대병원은 지난해 10월 환자안전관리본부를 새롭게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환자안전관리본부의 역할은 뭔가.

“환자안전관리본부는 환자 안전 관리와 감염 예방,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신설한 조직이다. QI(질 향상)팀과 감염관리팀으로 구성돼 있다. 경희대병원은 2013년부터 부서별 매니저 제도를 마련해 QI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부서끼리 정책을 공유하도록 해 업무 효율을 최대한 높였다. 이뿐 아니라 월 1회 이상 병원장과 주요 보직자가 의료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책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특히 시스템 개선이 필요할 때는 ‘오류 유형 및 영향 분석 시스템’을 가동해 병원 전체가 전사적으로 대응하도록 했다. 환자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엔 ‘근본 원인 분석 시스템’을 적용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만들었다.”

-감염 예방·관리를 위해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인, 비의료인 할 것 없이 전 직원이 감염관리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때 감염관리팀은 병원의 감염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감염관리 규정과 지침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활동이 잘 이뤄지는지 점검한다. 또 병원 내 구역별로 감염관리간호사 담당제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간호사는 매일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잘못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한다. 무엇보다 감염 예방은 교육이 중요하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활동 사례를 공유해 안전한 병원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한다.”

-특히 병실에서 안전·감염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병문안 문화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경희대병원은 지난해 12월 소화기내과 병동(48개 병상)에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작했다.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보호자 없는 병동을 만들기 위함이다. 보호자 없는 병동은 의료진의 세심하고 전문적인 환자 돌봄 서비스가 핵심이다. 48개 병상을 관리하는 데 52명의 의료인력을 배치한 이유다. 환자의 편의와 안전은 물론 감성까지 치유할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병동 시스템은 어떻게 바꿨나.

“제대로 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병동을 많이 개선했다. 병실에서 일어나는 환자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낙상과 관련이 있다. 우선 환자 침대에 낙상 예방용 감지센서 매트를 설치했다. 환자의 움직임을 파악해 간호사에게 알람 서비스를 제공하는 낙상 예방 감지 시계(손목시계)도 도입했다. 간호사 전원은 긴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휴대용 무전 마이크를 착용하고 있다. 감염 예방에도 공을 들였다. 출입카드를 사용해 병동에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고 면회객 방문 장소 역시 일원화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