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트리플 크라운…200서브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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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삼성화재 박철우(32)가 5년 10개월 만에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 기록)을 달성했다.

박철우는 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V리그 대한항공과의 홈경기에서 서브 득점 3개, 블로킹 3개, 후위 공격 5개를 포함해 16점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0(25-14 25-23 25-23) 승리에 앞장섰다. 2연승을 달린 삼성화재는 4위(10승12패·승점 35)에 복귀했다. 우리카드(10승12패·승점 34)는 5위로 내려갔다.

경기 후 박철우의 트리플크라운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자는 박철우의 장인인 신치용(62) 삼성화재 단장이었다. 신 단장은 사위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힘을 빼니까 (서브가) 잘 들어가네"라고 칭찬했다. 박철우에게 신 단장은 '장인'보다 '감독'에 가깝다. 2년 전까지 삼성화재 감독이었던 신 단장은 박철우를 다른 선수들보다 더 엄하게 대했다.

이날 경기 전 신 단장은 박철우에게 '힘을 빼고 자신있게 서브를 넣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박철우는 "(장인이) 감독님으로 계실 때도 들었던 말이다. 그땐 자주 들어서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제는 새겨 듣게 됐다"며 웃었다. 자신감 넘치는 서브를 연달아 성공한 박철우는 이날 V리그 두 번째로 통산 서브성공 200개를 기록했다. 박철우는 서브성공 최다 기록자인 현대캐피탈 문성민(31·201개)을 바짝 추격했다.

박철우가 코트 곳곳에 날린 건 강력한 서브뿐만이 아니다. 목이 터져라 동료들에게 응원을 전하고 있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도 박철우의 목소리는 많이 쉬어 있었다.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7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는 2013~14시즌 우승 후 계속 약해지고 있다. 올 시즌에는 중위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달 돌아온 박철우가 매 경기 목이 쉬어라 파이팅을 외치는 이유다.

V리그는 3·4위팀 승점차가 3점 이내일 경우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각 팀 전력이 평준화한 상황에서 박철우의 활약은 순위 싸움을 주도할 수 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팀에 어려울 때마다 박철우가 귀중한 포인트를 올려준다. 왼쪽에서 타이스, 오른쪽에서 박철우가 해결하면 경기를 풀어내기 쉽다"고 말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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