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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 촛불집회는 ‘눈물바다’…생존학생 “죽은 친구에 지금도 카톡·전화해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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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새해 첫 주말 촛불집회이자 ‘세월호 1000일 추모’ 집회 현장은 ‘눈물바다’였다. 세월호 인양과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자유발언에 서울 광화문광장은 눈물로 가득 찼다.

세월호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안산 단원고 2학년8반 고(故) 장준영군의 부친인 장훈 4·16 가족협의회 진상규명 분과장은 세월호국민조사위 발족식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000일이 지났다”며 “1000번의 4월16일이 지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아들을 떠나 보내고 우리의 시간과 달력은 넘어가지 않았다”며 “달력을 넘길려면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 왜 그 커다란 배가 침몰을 했는지 우리 아이들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국민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진상규명을 하자”고 외쳤다. 실종자인 단원고 2학년2반 고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도 세월호 인양을 촉구했다.

허씨는 “세월호에는 아직 9명의 생명이 있다”며 “세월호 인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1명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달라”며 “기억하고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생존 단원고 학생 10명(설수빈·양정원·박도연·이인서·장예진·김진태·심수빈·김선우·이종범·박준혁)도 무대 위에 올랐다. 이들은 “우리는 구조된 게 아니다. 스스로 탈출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학생들은 “배가 기울고 한 순간에 머리 끝까지 물이 들어왔다. 정말 구하러 와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우리는 결국 사랑하는 친구들을 볼 수 없게 됐다”며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나. 그건 세월호에서 살아나온 것”이라며 울먹였다.

학생들은 “답장이 안와도 (죽은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고 계속 전화도 해본다”며 “친구들이 보고 싶어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밤을 새고 꿈에 나와달라고 간절히 빌면서 잠이 들기도 한다”고 말할 땐 눈물을 닦으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어 “대통령이 나오지 않은 7시간을 대통령의 사생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 7시간 안에 당장 나오라는 말만 해줬으면 지금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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