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읽기] 히말라야가 들려준 하늘의 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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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삶의 오뇌 예(이곳)서 지워지라, 생의 번뇌 예서 흩어지라…."

히말라야 일대를 방랑 수도승처럼 떠돌다 언뜻 언뜻 스쳐지나가는 구절들을 그는 메모했다. 사진도 찍었다. 인도와 티벳 등의 오지가 주요 순례지역. 해발 2050m의 산골 마을 마날리, 해발 4268m의 함파 태스 정상, 해발 3960m의 바탈 지역 등등.

"젊음과 노쇠, 건강과 질병, 그리고 삶과 죽음 … 잠깐의 불꽃같은 시간을 뒤로 하여 천천히 시들어가면서도, 쓰러져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몸놀림을 멈출 수 없는 우리네 생명의 길 …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요 무언가 크게 잘못된 것도 아닌데 왜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는 걸까."

저자는 명지대 산업디자인과의 이대일 교수. 초모랑마(티벳에서 불리는 에베레스트 이름) 일대를 세 번 답사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여행 동안의 사색과 명상을 풀어놓은 기행사진집이다. "숨막히도록 장엄하고 광대한 산과 계곡이 하늘의 언어가 되어 내 영혼에 깊이 인각"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연의 줄기에서 피어난 잠깐의 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숨막히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심호흡 한 번 크게 해보게 한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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