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소비경기 한눈에 바로 알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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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제부처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L씨는 소비부양책을 세워야 할지가 고민거리였다. 지난해 12월 소비경기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알아야 하는데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12월 도소매업 판매액지수의 경우도 다음달이나 돼야 발표된다. 그러다 중앙일보가 발표한 Joins-SK종합지수를 보니 지난해 12월의 소비경기가 상당히 좋았음을 알 수 있었다. 부양책을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Joins-SK경기지수가 발표된 뒤의 상황을 가상해본 것이다. 이 지수는 종합지수뿐 아니라 8개 업종의 경기지수도 같이 발표되기 때문에 경제정책 당국자뿐 아니라 기업과 가게를 경영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정말 소비경기가 살아나고 있는지, 자기네 업종의 경기는 어떤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 업종의 경기동향과 자기 회사의 경기가 다르다면 왜 그런지 이유를 분석하고,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판단할 근거를 제공한다.

◆ 종합주가지수 같은 역할=Joins-SK경기지수는 국내 소비경기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소비종합지수다. 증권시장의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기능을 하도록 개발됐다. 종합주가지수를 보면 한눈에 증시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비교 시점에 비해 증시가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변화했는지도 대번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와 SK경영경제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Joins-SK경기지수도 마찬가지다. 소비경기가 좋아졌는지 파악할 수 있고,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올 들어 첫째 주였던 지난 주(1월 1~7일)의 소비경기지수는 120.5였다. 경기지수를 100으로 한 기준시점인 지난해 첫주(1월 2~8일)보다 소비경기가 20.5%나 좋아졌다는 의미다.

◆ 실제 경기 흐름과 같이 움직인다=Joins-SK경기지수는 신용카드의 밴(VAN)사업자인 나이스정보통신(이하 나이스)의 신용카드 결제승인액을 원자료로 해서 만들어졌다. 지난해 나이스의 승인액은 국내총생산(GDP) 중 민간소비지출액의 6.3%에 해당한다. 이런 자료량으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지수는 국내 소비경기동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와 SK경영경제연구소의 의뢰로 소비경기지수 산출 모형을 개발한 연세대 유병삼.고려대 김창진 교수는 "Joins-SK경기지수는 소비경기 동향을 거의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계량경제학 분야에선 국내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학자다.

실제 지수는 민간소비지출과 거의 똑같이 움직이고 있다. 예를 들어 2004년 4분기 민간소비지출액은 104조5000억원에서 이듬해 1분기 102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지수도 100.2에서 98.0으로 낮아졌다. 그러다 민간소비지출액은 2분기 103조2000억원, 3분기 105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경기지수도 2분기 99.6, 3분기 106.2로 상승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2004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동안의 민간소비지출과 Joins-SK경기지수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더니 0.91로 나타났다"며 "이는 아주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소비지출과 지수 사이의 상관관계가 1이라면 둘이 마치 쌍둥이처럼 움직인다는 것이다. 반면 상관관계가 0이라면 두 변수가 각자 따로 움직인다는 의미다. 따라서 상관관계가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가 점점 더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 지난해 소비경기는 '상저-하고'였다=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소비경기는 상당히 좋아졌다. Joins-SK경기지수가 21.1%나 올랐다. 시기별로는 '상반기 침체, 하반기 본격 회복'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 첫째 주를 기준시점(경기지수=100)으로 삼았을 때 상반기 내내 지수는 100을 밑돌았다. 소비경기가 가장 바닥이었던 때는 2월 셋째 주(13~19일)였다. 지수는 96.9였다. 이때를 저점으로 경기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수는 6월 셋째 주(12~18일) 100을 돌파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해 9월 하순 110을 뚫고, 12월 초순 120 고지를 넘어서는 등 급격하게 상승했다. 민간소비지출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 지출이 가장 적었고, 2분기부터 늘어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지난해 이동.숙박산업의 경기가 특히 나아졌다.

그러나 올 들어 경기지수는 다시 주춤했다. 1월 첫주 소비경기지수는 120.5로 지난해 마지막 주보다 0.5% 떨어졌다. 이와 관련, 유 교수는 "올 들어 소비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1월 첫주는 휴일인 신정이 하루 포함돼 있는 데다 연말에 신용카드를 많이 쓰는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욱 전문기자

*** 바로잡습니다

1월 13일자 5면 'Joins-SK경기지수 개발, 전체 소비경기 한눈에 바로 알 수 있다'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소비경기는 상당히 좋아졌다. Joins-SK경기지수가 2%나 올랐다"부분을 "21.1%나 올랐다"로 바로잡습니다. 서울 지역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선 21.1%'로 바로 나갔습니다만, 그외 지역에 배달되는 신문에선 '2%'로 잘못 나갔습니다. 지역마다 신문제작 마감 시간이 다른데, 뒤늦게 오류를 바로잡은 때문입니다. 또 같은 면의 '신용카드 거래액과 비중은 얼마나 되나'라는 제목의 표에서 연도가 모두 2003년으로 돼있습니다만 이를 순서대로 '2003년, 2004년, 2005년'으로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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