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서 고양이 AI 감염 의심사례 발생…인체 감염 의심자는 아직 없어

중앙일보

입력

 
고양이가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경기도 포천시에서 발생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5~26일 포천의 한 가정집에서 키우던 수컷 고양이 1마리와 길고양이 새끼 3마리가 잇따라 죽은 채로 발견됐다. 26일 고양이 주인이 이를 발견하고 경기도 당국에 신고했다. 경기도가 도내 북부동물위생시험소에서 사체에 대한 검사를 한 결과, AI 바이러스로 의심돼 경북 김천의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길고양이 새끼들은 폐사한 집 고양이와 가족관계인 것으로 추정된다. 새끼들은 어미 1마리와 2마리의 다른 새끼들과 함께 해당 가정집에 먹이를 구하러 찾아왔다. 폐사한 수컷 집고양이는 사체가 경기도를 거쳐 농식품부 검역본부로 옮겨졌다. 새끼 고양이 중 폐사된 1마리는 이미 매장된 상태고, 나머지 2마리는 향후 검역본부에서 검사를 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 3마리는 30일 포획했으며 내일 중 검역본부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어미 고양이는 포획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 폐사한 고양이가 감염된 바이러스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용상 농식품부 방역관리과장은 “바이러스의 유형이 무엇인지는 이르면 30일 중 나올 예정이며, 고병원성인지 아닌지에 대한 결과는 31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번에 전국의 가금 농가에 퍼진 H5N6형 고병원성 AI와 같은 바이러스 유형으로 확인될 경우 이들 고양이는 야생조류에 의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경기 포천 지역은 이미 AI 바이러스가 발생한 곳이다. 2014년 개에서 AI 항체가 발견된 이후 포유류에서 AI 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와 경기도는 폐사한 고양이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해 보건소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조사했다. 예방차원에서 항바이러스제도 처방했다. 김 과장은 “현재까지 바이러스 감염 의심 증상자는 없다”며 “향후 10일간 능동감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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