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장남 살해후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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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청주=이덕령기자】해군제2참모차장을 지낸 예비역 해병중장 이동용씨(60·청주개발대표·서울삼성동9의24)익사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이씨가 간질과 정신착란증등을 앓아온 장남 민희씨(33·무직)를 목졸라 숨지게 한뒤 대청호에 암장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게되자 한강에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지난1월21일 서울삼성동 집에서 아들 민희씨가 발작증세를 일으키자 목을 졸라 살해, 같은 날 저녁 자신의 승용차운전사 박동철씨(33)와 함께 숨진 장남 민희씨를 차에 싣고 충북청원군 대청호로 옮겨 시멘트 덩어리를 매달아 던져 넣은 뒤 서울시경 182센터에 민희씨의 가출신고까지 해놓았으나 사체가 떠올라 경찰의 수사를 받게되자 양심의 가책을 느껴 지난22일 새벽 집을 나가 서울광장동210 천호대교에서 한강에 투신 자살했다는 것.
민희씨의 사체는 숨진지 4개월여만인 지난달3O일 심하게 부패된 채 물위로 떠오른 것이 발견돼 지문조회결과 l8일만인 지난17일 신원이 확인됐으며 이씨는 26일 하오6시쯤 서울천호대교 남쪽에서 투신자살한 익사체로 발견됐었다.
이씨가 아들을 살해, 암장한 사실은 이씨가 투신자살한 익사체로 발견된 직후 운전사 박씨가 이 사건을 수사해온 청주경찰서에 자진출두해 털어 놓음으로써 밝혀졌다.
경찰은 29일 운전사 박씨가 민희씨 살해에도 가담한 것으로 보고 박씨를 일단 살인 및 사체유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살해=이씨는 지난 1월21일 낮 집에서 장남 민희씨가 발작을 일으켜 실신하자 목을 눌러 숨지게 한뒤 옷을 벗기고 두다리를 꺾어 나일론끈으로 묶어 집에 있던 곡물마대에 넣었다.
민희씨는 2세때 뇌막염에 걸려 국교4학년때 처음 발작증세를 보인 뒤 지금까지 매달 한차례씩 발작해 집에 온 손님들을 폭행하는데다 결혼에도 실패하고 직장을 갖지 못한채 지내 이씨가 이를 비관해 왔다는 것.
◇사체유기=민희씨가 숨지자 이씨는 운전사 박씨와 상의, 대청호에 버리기로 하고 자신의 서울2가 1597호 검은색 로열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하오7시쯤 충북청원군 문의면 덕유리 문의대교근처에 도착, 대청호에 버렸다.
이씨등은 민희씨의 사체가 떠오르지 않도록 철사줄로 무게 18kg가량의 시멘트 덩어리를 매달았다.
◇사체발견=민희씨의 시체는 지난달30일 상오10시쯤 문의대교에서 1백m떨어진 지점에서 심하게 부패된 채 물위로 떠올라 문의지서 장석중순경(35)에게 발견됐다.
◇수사=사체발견후 18일만에 신원을 밝혀낸 청주경찰서는 주변인물에 대한 수사를 편 끝에 이씨 집에서 민희씨의 사체를 싼 것과 동일한 S기업 곡물마대와 녹색 나일론끈을 발견했으나 이씨의 전력과 사회적 위치등을 고려해 증거확보를 위한 간접수사를 계속하던중 이씨가 익사체로 발견된 뒤 운전사 박씨가 26일하오10시쯤 전화를 걸어옴으로써 범행전모를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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