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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난동 임씨, 마약 검사 위해 겨드랑이 털을 뽑은 사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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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기내 난동범 임씨가 26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경찰대로 출석하고 있다.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지난 21일 항공보안법 위반과 폭행 혐의로 34살 임 모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대한항공 기내 난동범 임씨가 26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경찰대로 출석하고 있다.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지난 21일 항공보안법 위반과 폭행 혐의로 34살 임 모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베트남 하노이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오던 대한항공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경찰로부터 구속영장이 신청된 임모(34)씨. 그는 지난 26일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에 출석하면서 흰색 마스크와 짙은 회색 모자를 쓰는 등 얼굴을 최대한 가렸다.

이후 모자를 벗은 임씨의 모습을 본 경찰들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곧 군에 입대하는 사람처럼 짧은, 이른바 ‘스포츠 머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머리를 잘랐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임씨는 "아무래도 구속될 것 같아서 신변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잘랐다"고 말했다.

임씨가 난동 당시 마약을 복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소변 검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별다른 약물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정밀 조사를 위한 모근 검사를 하기로 했다. 3~4일 전에 투약한 약물만 확인되는 소변 검사와 달리 모근 검사는 6개월 전에 투약한 마약의 흔적도 잡아낼 수 있다.

하지만 임씨의 머리카락이 너무 짧아 뽑기 어렵자 경찰은 상대적으로 긴 겨드랑이 털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임씨가 마약 검사를 피하려고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것이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성분이 혈관을 타고 모근에 침착되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아니어도 마약 검사가 가능하다"며 "마약 검사를 피하려고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임씨에 대한 모발 검사 결과는 보름에서 한 달 정도 뒤에 나온다.

한편 항공보안법상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 및 상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신청된 임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 심사)은 29일 오후 2시 30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일 대한항공 여객기 KE480편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에서 술에 취해 승무원 4명과 대한항공 소속 정비사 등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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