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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없는 크리스마스가 최고의 선물…대전촛불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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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주말에도 국민들의 촛불은 활활 타올랐다. 24일 오후 5시부터 대전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는 대전시민 1만여명이 참가했다.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 결정, 황교안 내각 총사퇴, 국정농단 관련 정책 폐기 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자유발언을 하거나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며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또 “최고의 선물은 박근혜 없는 크리스마스” 등을 외쳤다.

자유발언에는 가족단위·연인끼리 나온 시민들이 적극 나섰다. 초등학교 4학년 심찬유 양은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가 가라앉고 있을 때 머리 손질을 하고 있었다”며 “국민의 생명보다 자신의 머리스타일이 더 중요했던 사람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양의 어머니 유문희(42)씨는 “박근혜· 최순실 같은 사람들의 막가파식 행태를 보면서 ’국민 개개인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박 대통령이 구속될 때 까지 촛불집회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집회에 참가한 이수영(용산고 1년)군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머리손질과 피부관리만 하는 것도 모자라 각종 비리를 주도한 대통령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 사법처리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 대전운동본부 관계자 20여명은 크리스마스 전야를 맞아 산타 복장을 하고 어린이들에게 과일과 사탕 등 간단한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또 캐럴 ‘펠리스 나비다 (Feliz Navidad)’를 ‘근혜는 아니다’로 개사해 부르는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려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대전운동본부는 앞으로 박 대통령 ‘호위무사’인 친박 이장우(대전 동구)국회의원에게 항의문자와 후원금(18원)보내기 운동을 하기로 했다. 시민들은 집회 뒤 시내 2~3km 구간을 행진했다. 운동본부는 오는 31일에도 송년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이날 세종시 도담동 싱싱장터에서도 '박근혜 정권 퇴진 세종 비상 국민 행동본부'가 주최하는 '세종시민 시국 촛불집회'가 오후 5시부터 열렸다. 충남에서도 천안과 공주, 서천, 홍성 등지에서 촛불집회·시국대회가 개최됐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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