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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진관] 이런 그림 보고도 담배 피실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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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흔한 목표가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몸짱되기' '금연' '금주'와 같은 건강관련이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란 말처럼 실패한 뒤 매년 새롭게 세우는 목표들이다. 이중 금연은 가장 쉽지 않은 목표다. 담배는 기호품이기도 하지만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폐암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에 치명적이며 각종 발암물질이 많다는 것은 상식이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중독성이 강한 담배의 특성으로 인해 금연은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 의무화를 담은 국민건강증진법과 관련한 시행령 개정과 고시 제정 등 하위법령 입법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이후 반출되는 담뱃갑 앞뒷면 상단에 30% 이상의 크기로 담배로 인한 폐해를 보여주는 사진이 들어간다. 경고그림은 간접흡연, 뇌졸중, 성기능장애, 심장질환, 임산부흡연, 조기사망, 폐암, 피부노화, 후두암, 구강암을 보여주는 10가지다.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

이와 함께 경고문구도 같은 위치에 들어간다. 고딕체인 경고문구는 그림에 따라 다른 문구를 적는다. 예를 들어 폐암 수술장면에는 '폐암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겠습니까?', 간접흡연 경고그림에는 '부모의 흡연은 자녀의 건강을 해칩니다', 임산부흡연과는 '임신 중 흡연은 유산과 기형아 출산의 원인이 됩니다.'라는 경고문구가 적힌다.

조기 사망 경고그림에는 '흡연으로 당신의 아이를 홀로 남겨두겠습니까?'라는 문구가 쓰인다. 경고문구와 경고그림을 포함한 면적은 각각 앞뒷면 50% 이상을 차지한다.

담뱃값에 강력한 경고그림과 글을 붙이고 금연거리, 금연건물이 늘고 있다. 그러나 흡연자가 쉽게 줄지는 않는 듯하다. 21일 금연거리인 서울 강남역 일대가 금연거리임에도 외국관광객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보였다.

금연거리가 아닌 뒷길은 점심식사 후 몰려나온 근처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몰려 담배를 피웠다. 일부는 흡연보행을 하기도 했다. 흡연자가 모이며 담배꽁초 등으로 건물 인근이 더럽혀지자 금연거리가 아님에도 주변 건물주가 흡연금지 문구를 붙여 놓기도 했다.

21일 금연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

21일 금연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

서울 강남역 일대 금연거리.

서울 강남역 일대 금연거리.

서울 명동 흡연 부스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서울 명동 흡연 부스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외국 관광객이 모이는 서울 명동도 비슷했다. 외국관광객들은 사람이 덜 다니는 뒷골목에서 담배를 피웠다. 롯데백화점 본점 앞 대로변에는 흡연자들을 위해 흡연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좁은 부스 안에 사람이 많자 부스 근처에서 피는 사람도 많았다. 흡연자인 김 모씨는 "나도 금연을 할 생각이 있다. 그래도 흡연자를 위해 담배피울 공간도 마련해 주어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고그림이 있는 담뱃값이 나오면 금연이 좀 더 쉽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사진·글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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