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팀 현판식 갖고 본격 수사 개시…“법과 원칙에 따른 올바른 수사할 것"

중앙일보

입력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1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었다. 소환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포함해 특검팀의 공식적인 수사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터진 셈이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날 “국민의 뜻을 잘 읽고, 법과 원칙에 따라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특검법에 따라 향후 70일(30일 연장 요청 가능)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수사와 추가 인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첫 타깃으로 삼성에 대한 강제수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오전엔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난해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의사결정 과정을 둘러싼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검팀이 ‘삼성-최순실-청와대’로 연결되는 제3자 뇌물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수사에 나섰다는 의미다.

특검팀은 지난 20일간의 수사 준비기간에도 주요 관련자 10여명을 비공개로 사전 접촉해 조사를 벌여 왔다. 특히 지난 19일과 20일에는 각각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미래전략실 2인자인 장충기 사장을 대면조사했다. 삼성은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220억원을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시에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대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인 204억원을 출연한 최대 후원기업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특검팀의 수사 칼날이 곧바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에게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외에도 특검팀의 남은 과제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 규명 ▶현직 대통령에 대한 사상 첫 대면조사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살장의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등이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