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탄핵안 신속 처리" 8차 주말 촛불집회…보수단체도 맞불 집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심리에 착수한 가운데 17일 촛불이 또 다시 전국을 밝힌다. 지난 10월 29일 첫 주말 집회 이후 8주 내내 이어진 집회는 이날 딱 50일째를 맞는다.

이번 촛불집회는 청와대 뿐 아니라 총리 공관과 헌법재판소 방향으로의 행진이 예정돼 있다. 비슷한 장소에서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잡혀있어 두 세력이 충돌할 가능성 또한 큰 상황이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시민단체 모임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제8차 촛불집회의 주제를 '박근혜 즉각 퇴진 공범 처벌·적폐 청산의 날'로 정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 뿐 아니라 인천·부산·대구 등지에서도 집회가 열린다. 퇴진행동은 집회를 통해 헌재의 신속한 탄핵 처리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퇴진을 촉구할 방침이다.

퇴진행동 측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이미 검찰 수사와 청문회를 통해 박 대통령의 혐의 내용이 상당 부분 확인된 만큼 탄핵 결정일 늦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민주 인사들을 억압했던 대표적인 공안검사이자 친재벌 부패 법조인으로 현 사태에 원인을 제공한 부역인사"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퇴진행동은 추워진 날씨 등을 고려해 본 행사는 오후 5시로 당겼고 사전 행진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본 행사 이후 자하문로와 효자로, 삼청로를 통해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한다. 헌재 방면과 삼청동 총리 공관 100m 앞까지도 행진할 예정이다. 청와대 100m 앞에서는 박 대통령에게 수갑과 포승줄을 던져주는 퍼포먼스도 한다.

경찰은 퇴진행동이 신고한 청와대 주변 집회는 금지 통고했고 행진 구간은 율곡로까지만 조건부로 허용했다. 매주 그래왔듯이 퇴진행동은 법원에 금지 통고를 집행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도 17일 오전 11시부터 안국역 앞에서 '지키자 헌법재판소! 가자 청와대!' 집회를 연다. 이후 안국역 사거리를 거쳐 동십자각 로터리, 세움아트스페이스 앞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또 청와대 인근에 장미꽃을 놓고 오는 일명 '백만송이 장미 대행진'도 벌일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두 집회의 행진이 겹치지 않도록 행진 시간과 허용 구간 등을 조정했지만 충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사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원들에게 "어떤 경우에도 무저항·비폭력 원칙을 지켜달라"고 공지했다. 퇴진행동 역시 물리적 충돌 발생 가능성을 우려해 경찰 측에 보수단체와의 철저한 이격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