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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ㆍ통신등 개방요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볼드리지」 미상무장관이 84년3월 워싱턴에서 열린 재11차 한미통상장관회담 이래 3년만에 다시 양국간 공식통상장관 회담을 갖기 위해 서울에 온다.
그의 이번 방한은 미국의 대일보복조치로 미일 관계가 최악의 상태에 있는 시점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중공ㆍ홍콩ㆍ필리핀 방문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을끈다.
이때문에 일본에서는 그의 이번 극동순방을 놓고 벌써 대일공세를 위한 기반구축 작업에 목적이 있는것이 아니냐는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도 그의 이번 방문은 무척 신경이 쓰인다.
우선 정례통상장관이라는 당당한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3년동안 열리지 않던 회담을 대일보복조치와 병행해서 열자고 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더우기「볼드리지」장관은 건강이 나빠 해외여행을 극히 억제하고 있는 형편이라는것.
한미통상장관은 67년 이래매년 정례적으로 열리던 것이지만 80년대에 들어와서는 미국측의 형편에 따라 거르는 일이 더 많아 그동안 81년10월과 84년3월 두차례가 열렸을 뿐이다.
우리 정부측 분석으로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측은 컴퓨터나 주변기기등 공산품의 시장개방, 반도체ㆍ공작기기등 미국이 주력을 기울이고 있는 첨단분야에 대한 한국측의 대미수출 자제, 통신기기분야에 대한 미국기업의 참여ㆍ허용등을 주의제로 들고 나올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종래 미국과의 대좌에서 여러차례 경험했듯이 이번에도 무슨 새로운 요구를 들고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극동방문을 앞두고 「볼드리지」장관이 자기 소관문제도 아닌 환율문제를 거론, 『서울에 가서 환율문제에 관해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원화의 절상만이 미국의 대한무역수지 적자개선책이 될 수 있을것』이라는등의 발언을 한 것은 이번 통상장관 회담이 협조적인 분위기에서 끝나기를 바라는 우리측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할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은 특히 산업협력에 중점을 두어 반도체ㆍ공작기계분야의 대한투자를 적극 추진할 생각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성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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