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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개혁·보수파타협국면에|개방불변…반자투쟁 제한 재확인|등 위치 확고, 세대교체 늘어질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 11일 폐막된 전국인민대표자대회(국회)는 개혁파·보수파를 불문하고 중공지도자들이 최근 첨예화됐던 노선상의 갈등과 투쟁을 극소화하고 국내외에 안정과 단결을 과시키위해 자제하려는 노력을 확실히 하고있다.
중공 각계 지도자들은 이번 전인대에서 정부업무보고, 토론과 잇단 내·외신기자회견을 통해「개혁·개방정책」과 반부르좌자유화(반자)가 서로 대립·모순되는 노선이 아니며 등소평정권을 탄생시킨 78년이래 기본정책에 변화가 있을수 없음을 누차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대학생들의 시위·반자투쟁·호요방의 실각등으로 혼란을 거듭하던 개혁파와 보수파의 노선투쟁이 중국식 사회주의건설을 의한 안정단결이라는 법제아래 일단 타협의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다.
지난달25일 행한 수상겸 총서기서리 조자양의 정부업무보고와 8일 전인대상무위원장(국회의장) 팽진의 기자회견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자양은 중공이 현재 여러가지 경제문제에 직면하고있으나①대외개방·경제개혁노선에는 변함이 없으며 ②반자투쟁은 이번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78년 이래의 기본 방침이라고 전제하고 투쟁의 한계를 확실히 했다.
그는 투쟁의 범위는 당내로 국한돼야 하며 농촌경제개혁, 과학·기술연구 및 문학분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며 투쟁의 방법도 과거와 같은 정치적 운동으로 번져서는 안되며 교육을 통한 것이어야 한다고 재확인 했다.
이는 보수파건 개혁파건 10년에 걸친 문화혁명의 재난을 가장 절감한 사람들이 바로 중공지도자들 자신이었으며 국민대다수도 어떤 명분으로든 반자투쟁이 정치적으로 대중 운동화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인식의 합의에 기초한 것으로 해석된다.
진운과 함께 보수파의 리더로 손꼽히는 팽진 전인대상무위원장도 지난8일 북경에서 취재중인 홍콩·마카오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호요방을「4개원칙」에 충실치 못하고 집단영도체제를 위배했다고 비난했으나 팽진자신이 호를 실각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것도 아니며 그 자신 주요개혁정책의 하나인 사장책임제(창장부책제)를 제안한 장본인이라는 것을 공개하는등 개혁에 찬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인대 기간중 개최됐던 요의림·이붕·전기운등 부수상 3명의 공동기자회견이나 서신 중공군부참모장의 기자회견등 당·정·군 지도자들의 잇단 내·외신기자회견도 이와 같은 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팽진자신이 등소평의 은퇴에 반대하고 있음을 확실히 하는등 등이 개혁·보수등 각계의 조절자적 위치를 여전히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그러나 노·중·청 3결합을 주장한 팽진의 회견에서 시사하듯 세대교체의 속도가 다소 둔화되고 따라서 올가을 총서기직으로 옮길 조자양수상의 후임에는 요의림이나 만리등 제2세대가 이붕등 제3세대보다 유력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한편 그동안「고무도장」으로 여겨져왔던 전인대가 일부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활발히 개진하는등 다소 민주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것도 눈에 뛴다.
그러나 이번 전인대는 작년말 이후의 혼란이 일단 타협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노선상의 갈등이 완전 해소된 것은 아니며 올가을 12차 전당대회를 향해 안으로 불타고 있다고 봐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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