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8)|방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 회에 신장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본데 이어 이번에는 방광을 중심으로한 요로계, 즉 신장에서 만들어진 오줌이 체외로 빠져나가는 통로를 살펴보기로 한다.
신장에서 방팡에 이르는 길이 25∼30㎝의 관을 요관이라 하고 방광에서 외계와 통하는 길을 요도라 하며 이 전체를 요로라고 부르는데 방광은 요로의 중심기관이라 할 수 있다.
방광은 신장에서 쫄금쫄금 흘러내려온 소변의 일시 저장하는 이름그대로의 오줌통으로 치골(불두덩뼈) 결합부에 위치한다. 하루에 만들어지는 요는 대개 1.5ℓ정도, 그러니까 1분에 평균1㎖, 또는 체중 ㎏당 25㎖씩 만들어지는 셈인데 수분의 섭취량이나 땀·호흡·구토·설사 등 체액의 손실에 따라 차이가 많다.
방광의 용적은 요량에 따라 늘어났다 줄었다 하기 때문에 일정하지는 않으나 참을 수 없는 압박감을 받을때는 4백∼5백㎖가 된다는 것(1홉은 1백80㎖)이 일반적인 견해다.
용량 4백∼5백㎖
오줌이 마렵다고 느끼는 요의는 방광에 1백50∼2백㎖의 요가 차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이화여대 권성원교수(비뇨기과)는 배뇨기전을 이렇게 실명한다.
오줌이 차오르면 방광안의 압력이 올라가고 이 자극은 배뇨중추로 전달되어 대뇌가 배뇨명령을 내리면 방광근육이 수축되면서 요도괄약근이 열려 소변을 보게 된다.
그러나 신생아나 유아에서는 이런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줌을 싸며 2∼3세가 되어야 스스로 가릴 수 있게 된다. 야뇨증이라는 것은 이 시기가 지나도 밤에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가득차도 역류안해
성인남자는 대개 한번에 3백∼3백50㎖씩 하루 4∼5회 소변을 보게되며 여자는 요의에 조금 민감한 편이어서 5∼6회 정도 보게 된다. 젖먹이때는 하루 20회 정도며 3∼4세가 되면 8∼10회로 줄고 12세때쯤되면 성인과 비슷해진다.
고려대의대 고성건교수(비뇨기과)는 좌우 신장에서 내려오는 요관이 방광의 아래쪽으로 비스듬히 꿰뚫고 들어오는 부분이 밸브구실을 하고있어 방광이 가득차도 정상인에게서는 역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방광의 아래쪽 출구에는 괄약근이라는 개폐장치가 있어 대뇌의 명령에 따라 여닫히는데 남자는 괄약근이 위·아래 두군데에 있지만 여자는 최종 수문장구실을 하는 외괄약근이 발달하지 못했기때문에 남자보다 소변을 참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긴장을 하게되면 방광에 오줌이 조금밖에 차지않았어도 방광벽이 수축되고 괄약근이 느슨해져 요의를 쉽게 느끼거나 오줌을 조금 내보내게 되는데 이런 일은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때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방광벽은 내부가 비었을때는 두께가 1㎝정도나 되나 요가 가득차면 계란형으로 부풀어 올라 두께가 2∼3㎜로 얇아진다. 이때 하복부를 다치거나 차이게되면 방광이 파열되기 쉽다. 따라서 소변이 마려운데도 억지로 참는 것은 방광에 해로운 일이며 또 방광을 빨리 비워주지 않으면 균들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도 한다.
요도의 길이나 구조는 남녀의 차이가 크다. 즉 여자의 요도는 굵고(직경 8㎜정도) 짧은데(4∼5㎝) 비해 남자는 약간 가늘고(직경 7㎜) 길다(20∼30㎝). 여자의 요도가 손가락 두마디라면 남자는 한뼘이 좀 넘는 셈이다.
또 여자는 외뇨도구까지 거의 일직선이지만 남자의 요도는 곡선형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차이는 여성에게 방광염이라는 달갑지않은 병을 자주 앓게 한다. 방광염은 여자가 남자의 10배정도나 많은데 이것은 신체구조에 따른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해부학적 차이외에도 여성의 외요도구는 주변환경이 좋지못한 곳에 있어 방광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즉 외요도구의 바로 아래쪽 1㎝도 안되는 곳에 질구가 열려있고 그 바로 뒤쪽에는 항문이 인접하고 있기 때문에 대장균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균들이 쉽게 요도구로 침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 요도구조 달라
여기에다 임신·분만·자궁수술 등의 자극이 많은데다 갱년기 등 정신적으로 과민하기 쉬운 것도 한 원인이 된다.
건강한 젊은 여성들을 녹색색소를 탄 목욕물에 들어앉아있게한 후 소변검사를 하면 대부분 녹색색소가 검출되는 것도 여성의 요도와 방광이 그만큼 균의 침임에 허술하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권교수는 방광염이 되면 배뇨횟수가 잦아지는 빈뇨(오줌소태), 배뇨통, 일단 오줌이 마려우면 전혀 참지못하는 요의촉발, 소변기에 앉아도 금방 소변이 안나오는 지뇨, 소변볼 때 요도가 화끈거리는 작열감 등 여러 가지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고 말한다. 오줌이 차서 방광벽이 늘어나면 자극이 심해지고 줄어들면 아픈 것이 덜해지므로 소변을 자주 보고싶어 하는 것이다.
전립선 때때로 말썽
그러나 남자에게도 전립선이란 것이 있어 이것이 때때로 말썽을 일으킨다. 전립선은 밤톨만한 크기(무게 15g)로 방광 바로 아래쪽 요도에 가락지를 끼운 모양으로 붙어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밤꽃냄새의 전립선액은 정액의 구성물질(정액양의 3분의1)이 되며 정자에 활력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것이 커지면(전립선비대증) 요도가 눌려서 좁아지고 잔뇨를 남기게 되어 오줌소태를 초래하고 밤중에도 자주 화장실에 가게된다.
고교수는 이밖에 방광암으로 인한 배뇨장애도 남성에게 더 많다고 말하고 좋은 주택을 위해서는 하수도의 시설과 관리도 잘해야 되는 것은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라면서 요로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신종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