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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회관 "우리것"가르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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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국 가톨릭 회관들이 사물놀이·민요·판소리·탈춤·민속 교실 등 「우리 것」을 찾아 익히는 프로그램을 3월부터 시작된 새 봄 맞이 강좌에서 대폭 강화했다.
서구적인 미사 의식과 각종 전례들을 전래의 우리 문화에 접목, 일상적인 삶과 신앙 생활간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가톨릭 토착화 운동의 일환이기도 한 이 같은 전통 문화 프로그램의 강화는 민족 주체적인 가치관을 심어주며 여가 선용의 장을 제공하는 부수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
겨울 방학을 끝내고 새 봄을 맞아 다시 문을 연 가톨릭 회관들은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 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가톨릭 회관들의 의욕적인 전통 문화 강좌 개발은 근래 「우리 것을 찾자」는 국민들의 뜨거운 주체의식을 폭 넓게 수용, 간접 선교의 효과를 거두면서 지역 문화의 센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대교구의 전·진·상 교육관은 금년도 주제를「공동체-하나됨을 위하여」로 정하고 자신·이웃·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번 봄 강좌부터는 새 문화 강좌로 「묵화 교실」(화∼금요일)을 개설, 전통 한국화의 하나인 묵화를 배우고 감상의 안목을 높이도록 했다. 이 밖에 화요 강좌에서는「노자 연구」를 강의하고 종전의 프로그램들인 여성교실·불어 성경반(목요일)과 젊은이 노래 모임 (토요일)등도 재개했다.
안동 문화 회관은 천주교·개신교·불교·유교 등의 각종 교에 대한 이해를 돕는「월요 사상 강좌」를 신설, 5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또 매월 둘 째 주 목요일에는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도록 돕는 「역사강좌」를 갖고 강좌후인 둘 째 주 일요일에 역사 유적지의 현장답사도 하고 있다.
부산 가톨릭 센터는 청소년들을 위한 「풍물패 공연」「판소리 공연」프로그램 등을 신설했다.
기존 프로그램인 서예·사군자 강습 (월∼금요일) , 도자기 강습 (목∼금요일), 민요·장구교실(월∼수요일), 초상화 교실 (화∼목요일) 등도 계속되고 있다.
광주 가톨릭 센터는 「민속교실」프로그램을 대폭 확대, 세시풍속·국악·각종 놀이 등의 전래와 의미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생활노동교실」「법률상담소」등을 상설, 운영해 지역주민들의 현실적인 생활 문제들을 돕는다.
가롤릭 회관들은 특수한 지역적 여건을 감안, 노동 문제나 법률 문제 등을 다루는 강좌도 마련해 문화 선교 프로그램들과 함께 병행한다.
안양 근로자 회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물놀이」(화요일)· 「탈춤교실」(수요일)등을 신설, 운영해 오고 있으며 서예 교실·각국 민속춤·노동 관계법강좌 등을 실시한다.
대구 근로자 회관의 경우는 올 봄부터 「노동법 강좌」와 교양교육 프로그램으로 「예법교실」「한문교실」등을 신설했다.
취미 생활을 위한 에어로빅·탈춤·요리·칵테일 강습 등도 부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올 봄부터 크게 강화된 전국 가톨릭 회관들의 「우리문화 강좌」는 자율성과 주체성을 갈망하는 오늘의 시대적 징표에 응답하는 선교적 사명의 하나로 받아 들여질만 하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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