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내분 계속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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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개헌노선을 둘러싼 신민당의 내분상태는 16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주류측이 이민우총재가 두김씨와 만날 약속을 어긴 사실을 들어 퇴장하는등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 사태가 악화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상오 열린 회의에서 동교동계의 이중재·양순직부총재등은 『이총재가 확대간부 회의에서 두김씨를 만나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약속했으면 지켜야지 왜 만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이때 상도동계의 최형우부총재가 『회의를 하면 할수록 이견만 노출되므로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밖으로 나가자 양·이부총재와 김현규총무, 박용만· 조홍내의원등이 퇴장했고 곧이어 이총재를 비릇, 나머지 참석자들도 자리를 떠 회의가 중단됐다. <관계 기사 3면>
최부총재등이 퇴장한후 이총재는 남은 참석자들에게『내가 두김씨를 만나지않은 것은 분위기가 아직 만날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내가 언제 내각제를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한번이라도 했는가. 나를 사쿠라로 몰아 내쫒으려는 이유가 무엇인가』고 고함을 지르는등 분위기는 더욱 경색됐다.
한편 퇴장한 주류측 간부들은 당사내 사무총장실에 별도로 모여 대책회의를 한 후 『이총재가 두김씨를 만나 수습하도록 기다려 보겠다』고 밝혔다.
주류측은 이번주 초반이 사태수습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총재와 김영삼고문간의 회동을 성사시켜 사태수습을 모색한다는 방침아래 막후절충을 당분간 계속하는 한편 이철승의원의 징계문제와 관련한 비주류의 동향등을 지켜본 후 당내문제처리의 최종적인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주류측은 이총재가 선민주화론을 계속 고집하고 비주류측이 이의원의 징계문제에 반발, 반김전선을 구축하거나 내각책임제 당론수정안의 발의로 나설 경우에는 분당등 최악의 상태도 불사하는 강경한 대응책을 구사할 생각이다.
이 때문에 이의원 징계문제가 논의될 17일의 정무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김영삼고문과 김대중씨는 이날상오 민주협사무실에서 회동, 최근의 당내상황을 논의하고 당분간 상황진전을 관망한 뒤 18일상오 다시 회동해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서 공식발표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두 사람은 『최근 신민당을 둘러싼 외부의 공작이 상당히 심각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문제수습에 대한 두 사람의 판단이나 방향에 대해 완전 일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는 달리 이기택·김수한부총재와 송원영전당대회의장은 확대간부회의가 끝난 뒤 별도모임을 갖고 『우리 세 사람은 창당의 어려움을 생각해서라도 당을 분당의 위기에서 구해내는데 최선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철승의원은 14일 귀국, 공항에서 『5월 전당대회에서 당론인 대통령중십직선제를 내각책임제로 바꾸도록하는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해 자신의 내각책임제주장을 본격적으로 펴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의원은 『신망있는 각계인사들로 거국체제를 구성해 공정선거를 보강한 뒤 국회내의 개헌특위를 가동해 본격적인 개헌논의에 착수하자』고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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