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꽃 스티커 떼지 말라…때리는 것보다 낫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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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성룡 기자]

[사진 김성룡 기자]

지난 4차 촛불집회에 등장한 ‘꽃 스티커’가 평화 집회의 새로운 상징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이철성 경찰청장은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 버스에 붙인 스티커를 떼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청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때 경찰 버스들에 붙은 꽃 스티커에 대해 “무리를 해 떼지는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청창은 “집회 다음날인 20일 버스들에 붙은 꽃 스티커 가운데 쉽게 떨어지는 것만 떼고 나머지는 그냥 두라고 지시했다”며 “의경들이 스티커를 제거하느라 주말에 쉬지 못하면 큰 스트레스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청장은 “다음주 집회 때 또 꽃 스티커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나중에 상황이 전반적으로 진정되면 한꺼번에 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경찰 버스에 밧줄을 묶거나 버스를 망치로 때리는 것과 꽃 스티커 부착 행위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이 청장은 배우 김혜자의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언급하며 “당연히 스티커를 붙여주는 쪽이 더 낫다”고 평가했다.

이철성 청장은 또 ‘26일 행진은 율곡로까지 허용하고 그 위로는 힘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현재 내자교차로에 세우는 경찰차벽을 청와대 더 안쪽으로 옮기기는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한 예술단체는 지난 19일 집회 당시 경찰 버스를 꽃 벽으로 만들자며 시민들에게 꽃 스티커 3만장을 나눠줬다. 이에 공감한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에 스티커를 붙인 뒤 집회가 끝날 무렵 일부는 스스로 제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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