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발급 경위 등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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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파트 관리비 등 1억5천여만원을 가로채 해외 도피 길에 올랐다가 일본 동경에서 서울로 호송된 한신공영 사원 아파트 관리 소장 최상형씨 (42)가 9일 밤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발부된 사전 영장에 따라 서울 강남 경찰서에 구속 수감됐다.
경찰은 최씨의 관리비 횡령 경위와 이민 여권 발급 경위 등에 대해 철야 조사,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일까지 4개월 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아파트 거래 은행인 한국 주택 은행 개포 지점 등에서 관리비 중 유류 대금 등 6천8백60만원을 인출, 횡령했으며 이 돈을 지난 2월 창간된 경마 잡지인 「월간마장」을 발간하는데 투자한 사실을 밝혀냈다.
최씨는 지난 4일 출국하면서 김포공항에서 미화 5천5백 달러를 환전했다고 진술했으며 일본에서 체류 경비 등을 쓰고 송환될 당시 미화 1백85달러와 일화 6천엔 등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아파트 주민들이 신고한 최씨의 횡령 액수 1억5천여만원과 최씨가 진술한 액수에 8천여만원 정도 차이가 있어 전 아파트 관리 소장 안모씨 (51)와 직원 김모양 (22) 등 전·현직 경리 직원들을 불러 최씨의 정확한 횡령 액수를 수사중이다.
경찰은 또 최씨가 지난해 2월 일가족 파라과이 이민 여권을 발급 받았으나 같은 해 8월 비자 시효가 끝나자 다시 6개월짜리 관광 비자를 발급 받아 이번에 출국, 현지에서 불법 체류하려 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발급 받기 어려운 파라과이 이민 비자와 관광 비자를 발급 알선한 B여행사 등에 대해서도 발급 경위를 조사중이다.
최씨는 K대 야간부 상학과를 1년 중퇴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84년2월부터 개포동 한신공영 사원 아파트에서 관리사무소 총무 일을 맡아왔다.
최씨는 지난해 5월 이 아파트 관리가 한신공영 직영에서 주민 자치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전 소장 안씨가 그만두자 관리사무소장직을 맡았다.
최씨는 최근까지 서울 성내동 408 지하실 방 2개를 보증금 2백만원 월세 10만원에 세 들어 부인 및 2자녀와 함께 살다 이 보증금까지 빼내 지난 4일 출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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