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고속도로 공사장 폭파작업에 집 20채 벽 금가고 주민대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경주=도성진·최재영·최천식 기자】6일 하오5시30분쯤 경기도 광주군 동부읍 덕풍리604 중부고속도로 1공구 건설현장(시공자 삼호개발·대표 이종호) 에서 지하통로 철거폭파작업을 벌이면서 폭약을 너무 많이 사용, 인근민가 20여 채가 유리창이 깨지고 벽과 담이 갈라지는 피해를 보았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주민 1백여 명이 지진이 난 것으로 착각,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사고는 덕풍리와 서부면을 잇는 중부고속도로 밑으로 설치된 길이 30m, 높이 4·5m, 폭6m의 지하통로를 폭파하기 위해 지하통로 밑바닥에 다이너마이트 22·5g을 장전, 전기식 뇌관을 연결해 폭발시키는 순간 일어났으며 폭음과 진동으로 현장에서 2백여m쯤 떨어진 덕담7리542 김세환 씨(38·회사원)집 등 민가 20여 채의 유리창이 박살나고 인근 일광교회의 담과 벽에 금이 갔다.
◇폭파 순간=김씨에 따르면 방안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꽝』하는 폭음으로 지붕이 날아가는 듯 했고 유리창이 박살나면서 방바닥이 흔들려 지진이 난 것으로 알고 가족들과 밖으로 뛰쳐나갔다는 것이다.
◇사고현장=폭발사고가 난 지하통로는 중부고속도로건설로 마을이 양분돼 서로 왕래할 수 있도록 지난해 10월 만든 것이었으나 금년 초 덕풍리에 인터체인지를 만들기로 설계를 변경, 철거작업을 벌인 것이다.
◇주민 진정묵살=주민들은 삼호 개발이 지난 2월초부터 마을에서 5백m쯤 떨어진 야산에서 폭파작업을 벌여 담에 금이 가는 등 피해가 커 여러 차례 중지해 줄 것을 진정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삼호 개발 공무과장 서우교씨(31)는『폭약은 적정량을 사용했으나 지하통로자체가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밀폐돼 있어 진동과 폭음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사=경찰은 현장폭파주임 서동식씨(52)와 안전관리책임자 백윤기씨(56) 등 2명을 불러 사고경위·폭약과다사용여부·안전조치 이행여부 등을 조사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