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반도체 기술 개발|미 시장 규제 앞서간다|덤핑 조사할 땐 다음 단계 내놔|경쟁 뒤지면 값 폭락…사활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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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일경제마찰의 상징처럼 돼버린 반도체부문에서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가 세계최초의 16메거비트D램을 개발해 고집적화의 경쟁에서 개가를 올렸다.
지난 85년 4월에 민영화되어 미국의 IBM이나 ITT등 거대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과감히 기술혁신에 전념했오던 NTT가 도시바(동지)등 유력반도체 메이커들보다 앞질러 16메거 개발을 발표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메이커들이 메거비트D램 시대에 진입한것은 작년에 도시바가 1메거 D램의 양견체제를 갖추면서부터다. 1메거는 지금까지 반도체의 첨단제품으로 불려왔던 2백56KD램보다 4배나 많은 정보능력을 가졌다.
반도체 기억소자의 개발은 3년에 4배의 기억용량이 증대될 정도로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이 분야의 선두달리기에서 처지면 시장개척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음 단계의 고집적 반도체 탄생으로 가격폭락이라는 위기상황을 맞게된다. 그래서 반도체의 기술개발경쟁은 사활을 걸고 치열해진다.
83년 2백56K가 양산되었을때 일본의 수출가격은 1개에 25달러였으나 지금은 이의 10분의1에도 채 못미치는 2달러로 폭락했다. 1메거의 탄생때문이었다.
도시바는 1메거 기술개발의 스타트에서 히타치나 일본 전기에 늦었으나 우수한 기술인력 확보와 연구비 증액등으로 재작년 6월 샘플을 만들어냈다.
후지쓰(부사통)나 미쓰비시(삼능)도 도시바의 분발에 충격을 받아 자체 기술진의 연구를 채찍질했다.
1메거가 양산체제로 들어간 것은 작년9월. 당시 1개의 수출가격은 30달러였으나 지금은 10달러로 떨어졌다.
반도체 메이커끼리 판매경쟁이 치열해진데다 1메거의 4배 정보능력을 가진 4메거의 샘플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4K비트에서 16K↓64K↓2백56K↓1메거 제품이 등장하기까지는 13년이 경과했으며 가격은 1백분의1로 곤두박질쳤다.
일본기업이 국제반도체 개발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64K부터다. 집중 호우식으로 미국시장을 공략해 미일마찰을 부른 것 중의 하나가 64K다.
미국이 일본의 64K덤핑을 조사할 때 쯤이면 일본은 2백56K로 미국시장을 지배했고, 그리고 뒤이어 1메거로 수출공세를 취하는 것이다.
이제는 일본의 4메거가 미국시장에 등장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은 현재 세계반도체 기억소자시장의 80%를 쥐고있으며 4메거의 샘플제조단계에서 다시 16메거라는 초대용량의 기억소자를 만들어내 미국을 지극히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메이커들의 다음 목표는 64메거D램이라는 최대기억용량의 반도체다. 이미 이에대한 기본소자연구 및 설비가 개발중이다.
NTT는 민영화이후 자회사 및 관련회사를 32개나 거느리고있는 거대기업이다. 종업원 31만명, 총자산 10조엔. 전화사업에서부터 고도통신, 데이터통신및 기업내정보통신, 인공지능, 반도체등 많은 부문에 걸쳐 연구를 진행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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