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성주골프장, 퇴계원 땅과 맞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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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위해 경북 성주의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을 넘겨받는 대신 경기도 남양주시 일대에 군이 보유하고 있는 부지를 제공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박재민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은 “지난 9월 30일 사드 배치 부지를 최종 확정한 이후 부지 취득을 위해 (땅 소유자인) 롯데상사 측과 협의를 해 왔다”며 “국유재산법에 따라 성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과 군용지인 남양주 부지를 교환하기 위해 감정평가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롯데 측에 제공할 부지는 남양주시 퇴계원리 일대로, 현재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지만 2017년 말 이전할 예정이다.

국방부 제시 토지 중 롯데서 골라
2017년 이전 예정 군 부지 20만㎡

군 당국은 당초 경북 성주에 위치한 기존의 방공포 부대에 사드를 배치하려다 주민들이 반발하자 제3의 부지로 롯데골프장을 선정했다. 이후 국방부는 성주 골프장을 수용하는 대신 군이 보유하고 있는 부지를 제공하는 ‘부지 교환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국방부는 남양주 외에 서울시, 용인시 등의 군유지를 제시했지만 롯데 측이 남양주를 선호했다고 한다.

박 기획관은 “성주 골프장과 남양주 부지의 가격 차이가 있어 감정평가기관을 통해 정확한 시장가치를 산정한 뒤 교환을 추진할 것”이라며 “평가 절차를 마치면 롯데 측과 협의해 교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와 롯데 측이 선정한 각각의 평가기관이 롯데골프장의 시장 가격을 산정하고, 이를 근거로 골프장 평가 가격만큼의 부지를 국방부가 제공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땅 시세가 성주보다 비싸 군이 제공하는 부지는 롯데골프장 면적(148만㎡)보다 작을 전망이다. 현재 롯데골프장의 장부 가격(토지+건물 등)은 850억원가량이다. 대체 부지로 검토되고 있는 남양주 군부대 부지는 20만㎡로 공시지가만 1450억원 안팎이다.

국방부는 향후 미국 측과 어느 정도의 면적을 제공할지, 시설 공사를 어떻게 할지 등을 협의키로 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골프장 폐업이 불가피해 골프장 전체와 업체(롯데)가 이미 매입한 주변 토지 전체를 매입할 것”이라며 “사드 포대에 필요한 부지만 미국 측에 공여하고 나머지는 군이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롯데 측과 협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내년 초에 부지 협상을 마무리하고, 기지 설계와 공사를 한 뒤 내년 하반기에 사드를 배치할 계획이다.

정용수·박성훈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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