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다선의원, 이미 '3김 정치'에 오염됐다. 병풍으로 물러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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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연일 역공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지지율 10% 넘기 전에 대권주자라는 말 꺼내지 말고 사퇴하라" 발언에 이어 이번엔 비주류가 많은 ‘다선(중진) 의원’들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16일 “저도 33년 간 새누리당의 처음과 끝을 보았는데, 지금 당을 해체해 제2 창당 수준의 개혁을 하자는 주장은 전부 구두선으로 그칠 것이라 확신한다”며 “결코 그러한 것이 실현될 수도 없고, 그것을 실현시킬 중진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개혁과 변화를 위한 제1 방안은 선수 파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엔 새누리당의 4선 이상 중진의원 21명 가운데 정갑윤ㆍ이주영ㆍ원유철ㆍ최경환ㆍ정우택ㆍ홍문종ㆍ조경태 의원 등 친박계 중진 7명만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초ㆍ재선 가운데 당의 지도부들이 왕창 나와야 하고, 당 대표도 얼마든지 초선급에서 나올 수 있다”며 “이제 다선의원들은 병풍으로, 초ㆍ재선들은 대망론으로, 40대 기수가 이 당의 주축을 이뤄야 비로소 명실상부한 제2 창당, 쇄신과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모 지사님을 포함한 당내 중진들이 요즘 와서 거의 모든 일을 전폐하고 ‘이정현 사퇴하라’만 요구하고 있는데 그것인 가장 쉬운 방법이고, 그분들은 그럴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분들은 거슬러 올라가면 2008~2012년에도 새누리당에 있었는데 그때 제기된 문제들을 스스로 고치거나 변화시키려 노력했다면 지금의 위기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 사람들은 거슬러 올라가면 ‘3김(김영삼ㆍ김대중ㆍ김종필) 정치’의 아주 전형적인 사고가 몸에 익숙해 핏속까지 그 행태가 흐른다”며 “입으로는 개혁, 쇄신 얘기하지만 이미 3김 정치에 완전히 오염돼 더이상 깨끗해질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개혁과 쇄신을 얘기하는한 도로 3김 정치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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