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4년 50억…가장 비싼 유격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두산 유격수 김재호(31·사진)가 4년 총액 50억원에 재계약했다.

두산과 FA 재계약

두산은 김재호와 4년간 총액 50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6억5000만원, 인센티브 4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15일 밝혔다. 김재호는 올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416타수 129안타), 7홈런, 69득점, 78타점을 기록했다. 수비력도 좋았다. 김재호는 올시즌 평균대비 수비득점기여(스탯티즈 기준) 항목에서 19.24로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1위에 올랐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며 두산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김재호는 “입단한 뒤 2군과 백업 생활을 오래해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두산에서 은퇴하고 싶었는데 구단의 배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재호는 유격수로는 역대 FA 최고 대우를 받았다. 종전 기록은 2005년 박진만이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총액 39억 원을 받은 게 최고였다.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2년 밖에 뛰지 않았던 김재호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한 건 FA 시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부터 원소속구단 우선협상제도를 없애고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는 고를 수 있는 옵션이 많아졌고, 구단들의 눈치 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김재호의 계약은 FA 영입 전쟁의 신호탄이다. 김재호의 계약은 대어급 선수들의 계약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양현종(KIA)·김광현(SK)·차우찬(삼성)·최형우(삼성)·황재균(롯데) 등의 몸값이 뛰고 있다. 이들이 국내에 잔류할 경우 지난해 박석민이 세운 역대 FA 최고액(4년 96억원)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