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김일성 父子 동영상 게재-"독재정권 선전 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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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선 민주노총에 묻고 싶다. 개인을 신격화하고 절대 다수의 국민을 독재 체제에 종속시키는 집단을 미화하는 내용을 인터넷에 유포시키려는 것이 어떻게 자유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또 이를 삭제하라는 국가의 조치를 표현의 자유와 검열 거부라는 이름으로 회피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아직까지 정전 상태에서 우리의 주적으로 남아 있는 북한의 독재자를 찬양.고무하는 행위가 법적 제재의 대상이 아니라면 그 국가는 존재하기를 포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반세기 전 동족을 학살하고 주민들을 극심한 기아에 몰아놓으면서 기득권 층만 호의호식하는 독재정권의 기만적 선전물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치하는 민주노총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단체인가.

민주노총은 동영상이 처음 논란이 됐을 때 "당국이 법적인 절차에 따라 삭제하라고 한다면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않다가 뒤늦게 삭제한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

'인터넷을 통한 대북 접촉 자유화를 골자로 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따르면 대북 인터넷 접촉 자유화 대상은 비정치적인 분야에 국한돼 있다.

민주노총은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빙자해 민주주의를 해치려는 세력은 민주주의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

최병일(바른 사회 시민회의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