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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미의 취향저격 상하이] ⑮ 미쉐린 뺨치는 와이탄 레스토랑 3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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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1스타를 받은 테이블 넘버원의 내부. 캐주얼한 분위기다.

미슐랭 1스타를 받은 테이블 넘버원의 스테이크 요리.

동서양의 분위기가 묘하게 어울린 상하이에는 요리사를 유혹하는 마력이 있나보다. 상하이에 모여든 스타 셰프들의 활약 덕에 상하이는 뉴욕과 파리, 바르셀로나, 홍콩 등 세계적인 미식 도시를 잇는 다음 주자는 떠올랐다. 중국 본토에서는 처음으로 상하이에서 미쉐린 가이드 상하이편이 출간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번에 소개할 레스토랑들은 사실 미쉐린으로부터 별을 단 하나도 못 얻었다. 저렴한 현지식당이 망라된 빕 그루망(Bib Gourmand) 목록에서도 제외됐다. 미쉐린이 이 레스토랑들을 건너뛰었는지, 퇴짜를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여러모로 특별한 만족을 주었다. 어차피 미쉐린이 뽑은 레스토랑의 대부분은 한끼에 10만원은 줘야 해서, 여간 큰맘 먹지 않고는 가기 힘들다.

2015년 리모델링을 마친 장조지 상하이.

2015년 리모델링을 마친 장조지 상하이.

우선 소개할 곳은 뉴욕의 맛과 명성을 그대로 옮긴 장 조지 상하이(Jean Geroges)다.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장 조지(Jean-Georges Vongerichten) 셰프는 미쉐린이 선정한 세계 3대 셰프로 그가 보유한 레스토랑은 전세계에 20곳이 넘는다. 그가 특별히 애정을 쏟는 곳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장조지 레스토랑의 첫번째 분점이 ‘장조지 상하이’다. 장조지 상하이는 2015년 초 전면 리뉴얼을 마친 뒤 니콜라이 그리고로브(Nikolai Grigorov) 셰프를 새롭게 맞았다. 뉴욕에서 장조지 셰프와 8년간 함께 일한 그의 지휘 아래 맛과 서비스가 한단계 높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장조지 상하이의 대표메뉴는 프랑스식 거위간 요리 `푸아그라`이다.

8인 이상일 경우 룸차지 장조지의 프라이빗룸을 예약할 수 있다.
장조지 상하이를 책임지는 니콜라이 그리고로브 셰프.

장 조지의 요리는 아시아의 맛을 가미한 퓨전 프렌치 스타일이다. 프랑스 요리에 익숙하지 않다면 계절 런치 코스(Tasting of Season)를 선택하자. 두 가지 요리를 고르는데 거위 간 요리인 푸아그라(Foie Gras)와 밀라노식 커틀릿인 양갈비 밀라네즈(Lamb Chop Milanese)가 가장 인기다. 푸아그라는 고소하면서도 진한 맛이 육류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담백해서 도전해볼 만하다. 에피타이저와 초콜릿 디저트는 기본으로 포함되며 음료는 따로 주문해야한다. 리모델링 후 새로 생긴 3개의 프라이빗 룸은 8인 이상일 경우 룸차지 없이 예약 가능하다. 한편 같은 건물인 와이탄 3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르카토, 퓨전 한식 레스토랑 치큐도 장조지 셰프의 브랜드다. 계절 런치코스는 298위안이다.

용과 봉황으로 천장을 장식한 드래곤 피닉스 레스토랑.

상하이 유수의 호텔 레스토랑을 거친 마하오청 셰프가 드래곤피닉스를 이끌고 있다.
드래곤 피닉스의 시그니처인 부드러운 준치요리.
드래곤피닉스 음식은 상하이식과 광둥식의 결합이다.

중식당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페어몬트 피스 호텔 4층의 드래곤 피닉스(Dragon Phoenix)다. 드래곤 피닉스를 책임지는 마하오청(馬浩成) 셰프는 하얏트, 샹그릴라, 포시즌스 등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을 거친 상하이의 스타 셰프다. 상하이 토박이인 그는 지역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퓨전 상하이 요리를 선보인다. 상하이 재료에 광둥식 조리법을 가미하거나 서양 요리를 상하이식으로 재해석하는 식이다.

어른을 모시고 여행한다면 특히 추천할 만하다. 계절에 맞는 싱싱한 현지 재료를  사용해 영양가 높은 요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흑마늘과 아스파라거스를 넣어 만든 소고기 요리(黑金雪花牛肉粒), 상하이 사람들이 보양식으로 즐겨먹는 옌두셴이 추천 메뉴다. 옌두셴은 짭잘하게 간이 밴 삼겹살과 봄에 갓 올라온 죽순을 넣고 푹 끓인 음식으로 상하이의 본토 음식이다. 샤오롱바오(小籠包)도 맛있는데 호텔 레스토랑이지만 10개 88위안으로 합리적인 가격이다.

드래곤 피닉스라는 이름 그대로 용과 봉황이 화려하게 새겨진 천장, 고풍스런 창틀, 그리고 멋진 와이탄의 전망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훌륭하다. 이 레스토랑은 1930년대부터 같은 이름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예약하고 식사하기까지 1년을 기다려야 했을 정도다. 지금은 하루 전에만 예약하면 되며, 런치 7코스(Shanghainese Old Time Flavors Menu)를 428위안에 맛볼 수 있다.

와이탄 남쪽에 자리한 엘 윌리 스페인 레스토랑. 돼지코모양 접시가 특징이다. [사진 엘 윌리]

와이탄 남쪽에 자리한 엘 윌리 스페인 레스토랑. 돼지코모양 접시가 특징이다. [사진 엘 윌리]

상하이에는 스페인 레스토랑도 많은데, 와이탄 남쪽에 위치한 엘 윌리(El Willy)가 가장 대표적이다. ‘섹시한 스페인 요리’를 추구한다는데, 분위기부터 남다르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스페인 음악과 함께 물고기 모양의 톡톡 튀는 그래피티, 클래식한 붉은 벽돌과 컬러풀한 의자의 매치 등이 눈에 띈다. 돼지코 모양의 접시는 프랑스에서 딱 300개만 특별 제작한 것으로 오너 셰프 윌리 트루라스 모레노(Willy Trullas Moreno)의  요리책과 함께 레스토랑 내에서 판매한다.

엘 윌리에서는 다양한 스페인 요리를 한번에 맛보는 주말 브런치 코스를 놓치지 말자.

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절여서 말린 하몬도 맛볼 수 있다.

엘 윌리의 음식은 정통보다는 모던 스페인 요리에 가깝다. 주말 점심에 이용 가능한 ‘섹시 브런치’가 가장 인기인데, 4가지 메뉴와 1가지 디저트를 포함해 193위안이다. 스페인식 볶음밥 파에야, 소량으로 나오는 전채요리 타파스, 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절여서 말린 하몬, 철판구이 요리인 아라쁠란차 등을 소량으로 다양하게 골라 맛볼 수 있다. 밥 종류로는 정통 파에야와 다르게 물기가 많은 치킨 쥬이시 라이스(Chichen Juicy Rice)를, 타파스 종류로는 하몬 슬라이스와 문어, 감자를 구운 쁠 포 아 라 가예가(pulpo a la gallega),  살짝 튀긴 새우 요리인 감바스 알 아히요(Gambas al ajillo)를 추천한다.

엠 온 더 번드는 멋진 야외 테라스를 갖췄다.

와이탄의 전망좋은 레스토랑 엠 온더 번드.

이밖에 와이탄에서 가장 전망 좋은 레스토랑 엠 온 더 번드(M on the Bund),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와이탄 남쪽의 테이블 넘버원(Table No.1)도 와이탄에서 적당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수준높은 레스토랑이다. 다이닝 시티(Dining City) 어플을 받으면 봄과 가을 상하이 레스토랑 위크 정보와 현재 프로모션 중인 레스토랑 정보를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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