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흔히 인생에 비교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고통을 이겨내면 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출전자 중 인생의 레이스를 가장 오래 달린 이창덕(81)씨도 "힘든 고비를 넘기고 나면 말할 수 없이 힘이 솟는다"고 마라톤의 매력을 설명했다.
이 씨는 69세 때인 2003년 마라톤에 입문했다. 그는 "젊었을 때는 축구 같은 구기 운동을 많이 했는데 2003년 후배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혼자서 할 수 있고 스스로를 다스리는 운동이라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후 풀코스를 36번 뛴 걸 포함해 100회가 넘는 레이스에 출전했다. 2014년에는 아쉽게 35㎞ 지점에서 멈춰섰고, 올해는 부활한 10㎞에 출전했다. 최고령자임에도 그는 거뜬히 젊은이들과 함께 달리며 완주에 성공했다.
가족간의 화목을 다지는데도 마라톤만한 게 없다. 그는 "아내가 가장 큰 후원자이자 감독이다. 날씨가 더우나 비바람이 부나 늘 함께 다닌다. 20회 정도는 함께 달리기도 했다. 아이들이 모두 미국에 있는데 LA 마라톤에 같이 출전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날 레이스 준비를 도운 아내 이영자(75) 씨는 "건강에도 좋고, 나란히 달릴 수 있어 부부가 같이 하기도 좋은 운동"이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