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보우덴의 한마디 "우리 팀 타자 상대 안해 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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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덴(30·두산 베어스) 선수. 양광삼 기자

올시즌 두산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데는 막강한 선발진 '판타스틱 4'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6년간 활약한 니퍼트의 새로운 짝꿍 보우덴(30)의 존재는 더 없이 큰 힘이었다. 정규시즌 18승7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한 보우덴은 1차전이 열린 29일 불펜 피칭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창원에서 열리는한국시리즈(KS) 3차전 선발로 낙점됐기 때문이다.

보우덴은 "한 달 정도 경기를 못 해서 나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몸이 좋다. 최대한 경기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온 첫 시즌에 KS에 나가게 돼 기분이 좋다. 이 순간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으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보우덴에게 가을 야구는 색다른 경험이다. 빅리그에서도 6시즌이나 뛰었지만 아쉽게도 기회가 없었다. 보우덴은 "마이너리그 첫 시즌(2006년) 싱글A에서 한 번 나가본 게 전부다. 메이저리그(보스턴 레드삭스)에서는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다음 라운드에 교체될 것에 대비해 준비했지만 끝내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두산은 일본과 한국에서 평가전 및 청백전을 치렀다. 보우덴은 5이닝 6피안타·1피홈런·6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경기와 똑같진 않지만 청백전을 통해 시험하고 싶은 것들을 시험했다"며 "두산 타자들과 상대하지 않아 다행이다.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컨디션이 좋더라. 타이밍이나 리듬, 홈플레이트를 공략하는 방법 모두 좋았다"고 웃었다. 청백전에서 상대팀으로 나섰던 양의지는 "삼진 두 개를 당했다. 쉬었기 때문인지 공의 힘도 있었고, 특히 떨어지는 각이 좋았다. 삼진을 두 개나 먹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보우덴이 야구를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가족이다. 시즌 중 가진 인터뷰에서도 그는 아내와 이란성 쌍둥이(아들·딸) 얘기에 흐뭇해했다. 보우덴은 "오늘(1차전)은 가족들이 와서 보기로 했다. 아쉽게도 내가 던지는 3차전은 못 올 것 같다. 가족 앞에서 던질 수 없어 아쉽지만 그게 인생 아니겠느냐"고 또 한 번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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