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일석이조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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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배출량이 줄어들면서 환경보호 효과, 처리 비용 감소와 에너지 절약 등에 따른 경제적 이익까지 일석이조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 환경부]

푸짐한 상차림을 선호하는 음식문화, 외식 증가와 같은 생활패턴의 변화, 음식물류 폐기물의 직매립 금지 등의 영향으로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2000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는 폐수·악취를 발생시키고 연간 885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등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이며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은 1t당 15만 원을 상회한다. 국민들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연간 500만t을 처리해야 한다면 8000억원가량이 소요된다. 교육·복지 등에 유용하게 사용돼야 할 세금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것이다.

환경부
도입 후 배출량 감소로 환경 보호
20% 줄이면 연간 5조원 경제이익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는 음식물쓰레기 배출자가 버린 양만큼 비용을 부담하는 제도다. 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납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적게 배출하면 수수료도 적게 납부하고 많이 배출하면 그만큼 더 수수료를 납부하게 된다. 2010년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도입됐으며, 2013년 6월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돼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2012년 6월 1일 개정한 폐기물관리법이 유예기간을 거쳐 발효되면서다. 현재 전국 146개 시·구에서 시행 중이다.

종량제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경제적 유인 수단으로 버린 양만큼 비용을 부담하므로 무상·정액제에 비해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다. 실제로 2010년 일평균 1만3671t이던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제도 도입 이후 2011년 1만3537t, 2012년 1만3209t, 2013년 1만2663t으로 감소했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배출량이 줄어들면서 환경 보호 효과와 함께 처리 비용 감소 및 에너지 절약 등에 따른 경제적 이익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로 인해 연간 8000억원의 처리 비용과 20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데, 전국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20% 줄이면 연간 1600억원의 쓰레기 처리 비용 절감을 비롯해 에너지 절약 등으로 5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

또 국민들 사이에 종량제에 대한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 2014년 12월 실시된 음식문화개선 및 종량제 시행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의 87.6%가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종량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종량제에 대한 인지도도 제도 도입 초기인 2010년 68.8%보다 16.7%P 높은 85.5%를 보였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는 ▶RFID 기반 방식 ▶칩(스티커) 방식 ▶봉투 방식 등 세 가지 유형이 있으며, 각 지자체가 여건에 합당한 방식을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폐기물의 수집·운반·처리에 소요되는 수수료는 폐기물관리법에 의거해 배출자부담원칙을 적용해 징수한다. 수수료는 종량제 방식별 단위무게당 처리 비용을 적용해 산정하되 음식물류 폐기물 주민부담률을 고려해 산정한다. 즉 kg당 수집·운반·처리비용, 발생량, 주민부담률(목표치)을 모두 곱해서 산출한다.

종량제의 정착을 위해서는 수수료가 적정하게 책정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주민부담률이 39%에 불과해 수수료 요금 현실화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합리적인 주민부담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수수료 현실화를 유도해 종량제 정착을 도모하고 있다. 주민부담률을 매년 상향 조정하되 물가 상승 및 지역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범위 안에서 지자체의 여건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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