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연금 있을 수 없는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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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민당은 서울 대회가 임박해옴에 따라 중앙당 사무처 요원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리고 27일 밤에는 긴급 총재단 회의를 소집하는 등 초 긴장 상태.
이민우 신민당 총재는 이날 저녁 유제연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서울 호텔에서 동교동계의 이중재·양정직 부총재·유 총장·허경구 의원 등과 별도의 회동을 가진 후 당사에 함께 나왔고 곧이어 최형우·이기택·노승환 부총재·김현규 총무·홍사덕 대변인도 잇따라 호출.
이날 김 총무는 여의도 모 음식점에서 이한동 민정당 총무와 밀담을 나누는 도중에 연락을 받고 달려 왔는가 하면 뒤늦게 온 상도동계의 최형우 부총재는 총재단 회의 도중 김영삼 고문 자택으로 긴급 통화를 하는 등 뭔가 긴박한 분위기.
김 총무는 이 자리에서 이 민정당 총무와의 접촉 결과를 보고, 이 총무가 『국회가 개회돼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의원을 연금 시킬 수 있겠느냐. 치안 당국에서 무슨 결정을 해도 막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총무는 이에 앞서 이날 낮 12시 이재형 의장을 의장실로 방문, 『의원을 연금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는데 이에 대해 이 의장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동감을 표시한 뒤 여야 총무 접촉을 권유했다는 것.
회의가 끝난 뒤 이 총재는 회의 소집 이유를 『총무 접촉 결과를 보고 받기 위해 기다린 것 뿐』이라며 회의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으며 이중재 부총재는 『저쪽에서 의원을 연금하지 않겠다고 한 이상 우리도 작전을 달리 구상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이날 회의에서 서울 대회 전략이 상당 부문 수정되었음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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