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나성범 "안 되는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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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 선수. 양광삼 기자

오늘은 안 되는 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9회 말에 역전승을 거둘 줄이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나성범(27) 얼굴에 모처럼 미소가 떠올랐다.

나성범은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2번타자 우익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주로 3번에서 중심타자 역할을 해줬던 나성범에서 2번타순은 낯설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정규시즌 후반기부터 타격감이 떨어졌던 나성범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2번에 배치했다.

하지만 나성범은 이날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특히 NC가 0-2로 끌려가던 8회 말 1사 주자 1루, 득점 기회에서 올라온 나성범은 병살타를 쳤다. 22일 PO 2차전을 앞두고 마산구장에서 만난 나성범은 "8회 말에 내가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스스로도 '이렇게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9회 초 수비를 하면서도 계속 '오늘은 안 되는 날인가 보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NC는 9회 말 한 편의 드라마를 썼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중전안타를 쳐 공격의 물꼬를 틀었고, 권희동이 좌전안타로 무사 주자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지석훈의 적시타로 1점을 쫓아갔다. 대타 이호준의 동점타, 용덕한의 끝내기 안타까지 터지면서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그제야 나성범도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나성범은 "박민우가 안타를 치고 나가 기대가 됐는데 역전승을 해서 다행"이라며 "팀 분위기가 더욱 좋아졌다. 후배들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성범은 2차전에서는 다시 3번타순에 복귀했다. 음주운전 징계로 1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에릭 테임즈가 4번타자로 돌아왔다. 그리고 5번 이호준, 6번 박석민이 나오면서 올 시즌 10개 팀 중 가장 막강한 타선이라 불렸던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이 출격한다.

창원=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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