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의원 총회 발언 지상 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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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민당은 총무 경질에 따른 신구 총무의 이·취임식을 위해 의원 총회를 열었으나 건대 사태에 대해 당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자는 의견이 대두돼 2시간에 걸쳐 논란을 벌였다. 다음은 발언요지.
▲이기택 부총재=그 동안 조사에 따르면 건대 사태는 경찰이 학생을 제지하지 않고 남문만 빼놓고 삼면을 압축해 학생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농성을 하도록 유도했다.
애당초 학생들은 농성을 계획한 바 없다고 생각된다.
증거로 머리띠와 먹을 것 등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학생들 말로는 자기들은 용공 구호도 좌경 행위도 전혀 한 일이 없는데 조사 과정에서 자꾸만 그런 방향으로 몰려 한다고 한다.
정부가 말하듯 용공 학생이 있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엄단해야 한다. 그러나 용공이 아닌 반정부 시위 학생을 일괄해서 전부 용공·좌경으로 모는 것은 가려내야 한다.
▲이철승 의원=공산당은 독재와 부패를 먹고사는 묘한 괴물이다. 우리당 강령 제1조는 반공인데 이 중요한 정국에 사상 논쟁과 국시 문제를 제기한 이유가 무엇인가.
만일 우리 당에 용공 프락치가 있으면 내보내고 난 뒤 정부를 공격하자.
국회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장외 정치를 하면 월남의 경우처럼 불행을 당할 것이다. 학원 대책위도 순진한 부화뇌동자는 적극 옹호하고 정부도 전문 수사기관이 옥석을 구분해야 한다.
전경을 시켜 때려잡는다면 문제는 확대된다고 여야가 정권을 놓고는 싸우지만 반민주 세력·폭력 세력에는 우리 당도 정부와 충분한 대화를 해야한다.
▲장기욱 의원=유성환 의원이 구속된 것은 그가 용공주의자거나 그의 발언이 용공발언이기 때문인 것은 아니다. 7·4 남북 공동 성명 이래 우리 민족 최고의 가치는 통일이며 반공이 국시라는 것은 50년대식의 논리다. 월남이 망한 것은 과거 정권들이 말하듯 데모 때문이 아니며 독재 때문이다.
결의문에 유 의원 발언을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분명히 하자.
▲황락주 의원=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대 사건이다. 학원 대책 특위 차원이 아니라 거당적 조사위를 구성해 과연 1천여학생들이 용공분자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정부도 조용히 조사 처리해야 함에도 온 세상이 떠나가도록 시끄럽게 해서야 되겠느냐. 김일성·김정일이 남침의 호기라고 오판할 우려가 있어 국민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박용만 의원=과거에 그렇지 않았던 학생들이 이렇게 된데 대해선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 학생들은 이 정부가 정통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반정부 시위가 심화된 것이고 전부가 용공좌경은 아니지 않느냐. 민주화가 되면 학생시의는 줄어들 것 아니냐.
▲김영배 의원=우선 많은 수의 학생이 구속되지 않도록 관용을 베풀라고 결의문에 지적하자. 용공 분자는 공산주의자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표현하자. 단 공산주의자는 당연히 처벌하자고 하자.
▲김수한 부총재=용공이 정당한 말로 들리게 해서는 곤란하다. 용공주의는 공산주의다. 다만 반정부 학생은 구분되어야 한다.
▲이철 의원=공산·용공주의자 처단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용공 조작이라는게 문제다. 그리고 정부가 용공 조작을 통해 국민여론을 유리하게 하려한다는 인상이 짙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것은 학원·재야·민주인사를 용공으로 몬 뒤 그 여세를 몰아 우리 당을 이간하려는 것이다.
이철승 의원의 얘기는 섭섭하다. 우리 당 누구도 용공을 비호하지 않는다.
우리가 무릎을 꿇을 때 저 들은 자기들의 의도를 관철할 수 있으며 꿇지 않으면 저들은 무력수단을 동원하고 말 것이다.
▲김현규 총무=여러분들의 의견을 결의문에 충분히 반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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