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 참사…타이어업계 전문가들 "타이어 마모 가능성은 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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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언양분기점 인근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화재 참사 원인과 관련, 타이어가 마모돼 터졌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타이어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고를 수사 중인 울산 울주경찰서는 버스 운전기사 이모(49)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혐의(치사상)로 긴급 체포해 수사 중이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조수석 앞쪽 타이어가 터져 2차로 오른쪽에 설치된 공사방호벽(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차에서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일부 탑승자들은 “타이어 펑크를 느끼지 못했다”며 이씨의 ‘졸음 운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고 버스는 올해 2월 출고한 비교적 ‘신차’다. 6만5000㎞ 정도를 운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타이어는 출고 뒤 한번도 교체하지 않았다. 타이어 업계 전문가들은 "승용차 타이어 교체 주기는 일반적으로 주행거리 3만~4만㎞지만 버스ㆍ트럭 같은 상용차는 다르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버스 타이어 교체 주기는 주행거리 10만~15만km라는 얘기다. 이번 사고 차량 주행거리보다 훨씬 길다. 타이어가 노후됐는데도 교체를 하지 않아 터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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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상용차는 주행 환경이 험해 경우에 따라 10개월 정도 탄 뒤 교체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사고 차량처럼 출고 뒤 8개월 동안 6만5000㎞ 달렸다면 자연적으로 마모돼 터졌을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행거리와 상관없이 도로 위 뾰족한 물체나 노면 환경에 따라 터졌거나, 운전자가 타이어 결함 관리에 소홀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이씨가 음주나 졸음운전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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