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 정무회의 지상중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신민당은 18일 정무회의에서 유성환 의원 구속사태와 여당 측의 변칙처리를 둘러싼 당의 진노를 논의한 끝에 오는 20일부터 무조건 국회에 나가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그 발언요지.
▲유제연 사무총장보고=어제(17일) 정부가 동원한 것이 틀림없는 괴 청년들이 당사에 와서 경찰들이 구경하고 있는 가운데 난동을 부렸다. 당사 1층에 있는 은행의 두께 1cm짜리 대형유리문을 4장이나 깼다. 뒤늦게 당 사무처직원의 항의를 받고 경찰이 약간 명을 연행했으나 오늘 아침에 보니 모두 석방해 버렸다.
▲박찬종 의원=어제(17일) 박한상 의원 등 당내 율사들이 유 의원을 면회하고 가족 면회도 주선했다. 현재 재야 변호사를 포함, 25명의 변호인이 구성됐다.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철승 의원=유 의원 사건은 그 동안 정치다운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난장판에는 원래 별놈이 다 있는 법이다.
지엽 말초적인 문제에 매달려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어떠한 이유든 신민당이 용공으로 몰려 피해를 본다면 언어도단이다.
그러나 우리 당은 욕심 있는 특정인물, 혹은 계파중심으로만 이뤄진 계파정치를 지양하고 이제는 당 차원에서 전략전술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우리는 반공·반탁·자주·자유·민주통일이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세운 신민당의 맥을 잇는 정통야당이다. 따라서 반정부·반체제세력과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 재야는 압력단체이고 신민당은 수권 할 수 있는 정당이다. 우리당의 개헌투쟁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반성해 여-야가 신뢰를 갖는 새로운 정치를 정착시키지 못하면 역사적인 죄악을 저지르게 된다.
▲이용희 의원=정치분야에서의 일이 툭하면 검사나 판사 손에 맡겨지는 작금의 사태를 개탄한다.
유진산 당수시절 송원영 의원이 이효상 의장이 앉아 있는 의자를 심하게 밀었다 해서 제명 론이 나왔을 때도 이 문제를 정치력으로 해결한 적이 있다. 유 의원 문제 역시 아직도 정치절충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본다.
또 원내에서의 강력한 투쟁과 범행해서 원외 투쟁의 장도 다져야 한다.
곧 날이 추워지고 원외에서의 집회가 어려워질 것이므로 서울에서의 직선제 대회 겸 이번 사태를 규탄하는 대회가 빨리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박한상 의원=유 의원 문제 외에도 박찬종·조순형·김동주 의원 문제도 발등의 불이다.
▲김재광 의원=유 의원에 대한 석방결의안을 빨리 내자.
또 정치적 책임이 큰 의장단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않은가.
이번 기회에 면책특권의 범위에 대해서도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신도환 의원=어제의 의총은 당의 단합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기회였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정치풍토는 정착돼야 한다.
누구보다도 총재와 총무가 마음 아파할 줄 알지만 어째 든 책임이 따라야 되지 않겠는가.
또 조연하·김옥선 의원에 대해서도 이제는 무언가 단합을 위한 조치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이기택 부총재=이번에 스스로 물러날 결심을 하고 가까운 의원들과 진지하게 논의했다.
그러나 당이 어려울 때 떠나는 것은 오히려 당의 혼란만 자초할 뿐이라는 이구동성의 의견을 듣고 참은 것이다.
우리는 지금 유 의원이 희생되지 않도록 투쟁하는 것과 함께 국민과의 성스런 약속, 즉 직선제 개헌관철을 위한 투쟁을 하루 속히 전개해야 한다.
국시와 통일에 관한 민정당의 시비를 공개 토론을 통해 결판 짓자고 제의하자.
직선제 개헌투쟁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국회라는 장을 조기 정상화해야 할 것이며 이는 유 의원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총재와 두 김씨가 중요 사안을 협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일단 합의된 사항은 당 정무회의를 거쳐서 발표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최형우 부총재=책임얘기가 간간이 들리는데 쇠파이프를 든 괴한들을 백주에 보내는 정권과 싸우는 판에 책임을 어찌 당내에 물을 수 있겠는가.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유 의원은 온갖 협박을 받으면서 의원직 사퇴를 권고 받은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의원직을 사퇴하면 만사휴의이므로 어떤 경우에도 그런 결정을 내리지 말도록 미리 말을 전해야 한다.
어쨌든 모든 문제를 바로잡고 우리의 직선제 개헌 목표달성을 외해서는 국회에 들어가야 하며 그것은 빠를수록 좋다.
또 유 의원의 선거구인 대구에서 당이 유 의원에게 씌워진 용공의. 너울을 벗겨 주기 위한 군중 집회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내주 중이라도 조속히 해야 한다.
▲박용만 의원=언론의 편의를 위해 한정적으로 배포된 연설원고, 또는 연설요지가 면책특권의 범위 외라고 해석된 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다.
이 문제를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한다.
▲양순직 부총재=△10월중 서울에서 군중대회를 갖고 △구태여 협상이나 총무접촉을 거칠 필요 없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투쟁 교두보인 국회에 들어가야 하며 △유 의원 석방결의안을 제출하고 △의장단 사퇴 권고결의안을 제출해야 한다.
▲김동영 총무=항의 차 의장단을 방문했던 부 총무로부터 보고가 들어왔다. 의장은『10년 동안 정치를 쉬다가 돌아와서 인생의 열매를 맺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노력은 허사가 되었고 허탈한 심정은 신민당과 진배없다. 행운류수의 심정으로 사직 동에 들어가게 될 것 같다. 신민당은 잘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수한 부총재=정치는 정치의 장에서 해결해야 한다. 사법부에 무엇인가를 묻는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는 것 같으나, 나는 반대한다.
▲이민우 총재=사퇴문제는 안 하려 해도 때가 멀지 않았다고 알 면된다. 어려울 때 서로 믿고 협력해야 국민들이 바라는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의장에 대한 조치, 원외 투쟁 문제, 그리고 국회정상화문제는 여러분들 의견대로 하자. 국회에 들어가는 문제 때문에 저 사람들과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열려 있는 국회에 국회의원들이 들어가는데 무슨 협상이냐.
▲박종률 의원=서울대회를 내주 토요일에 하자. (이때 대부분의 참석자들은「그거야 지도부에서 알아서 하는 거다 라며 반대의사를 표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