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결산 아시안 게임-「86경험」88서 꽃피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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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6의 마감은 88의 시작. 서울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성과는 바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한단계 높아진 출발점이기도 하다. 자찬과 감격에만 젖어있을 만큼 한국스포츠는 한가하지가 않다. 88년 서울올림픽이 2년 앞으로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금93·은55·동76개. 54년 제2회 마닐라대회부터 82년 제9회 뉴델리대회까지 한국이 따낸 금메달 1백12개와 비교하면 경이적인 급성장이다. 한국은 전체 메달수에서도 2백24개로 중공의 2백22개를 앞섰다.
또 스포츠 전반적인 수준향상으로 지금까지 인기·비인기 종목의 큰 격차를 줄인 바람직한 변화도 이룩했다.
이같은 결실은 그동안 정책적 차원의 뒷받침속에 선수·지도자·국민모두가 부담없이 노력하고 성원해준 결과다. 경제대국 일본을 금메달 35개 차로 압도하고 10억 인구의 중공에 1개 차로 육박한 한국스포츠의 저력은 세계무대에서의 비약 가능성도 예고해준 것이다.
그러나 탁구와 체조에서 세계최강 중공을 꺾었다고 해서, 그리고 하키에서 파키스탄과 인도를 이겼다고 해서 한국이 세계최강이라고 평가될 수는 없다.
더구나 종합우승을 차지한 중공에 금메달 1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한국이 당장 중공과 대등한 스포츠강국이라고 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하면된다』는 가능성의 확인일 것이다. 부단한 노력과 뼈를 깎는 훈련을 통해 우리는 한국스포츠가 가진 상당한 잠재력을 발견했고 88서울올림픽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굳게 다진 셈이다.
3년전에 시작된 스포츠꿈나무 육성사업이 효과를 보았듯이 보다 적극적이고 폭넓은 선수저변확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그리고 계속적인 정책적 지원이 88년의 찬란한 개가를 위한 관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체육행정당국이나 일선 선수·지도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스포츠의 올바른 발전을 위한 자세의 확립이다. 엄청난 물량을 소수의 국가대표선수단에 집중시켜「금메달지상주의」아래 정예화 하는 것은 응급처지에 불과한 것이며 그것으로 건전한 체육입국(입국)을 성취할 수는 없다.
보다 향상된 기록과 인간능력의 극치를 향한 집념, 그리고 공리(공리)가 아닌 이상(이상)에의 추구심이 보편화되는 풍토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예컨대 파격적인 상금에 자극받은 횡재의 심리가 땀샘에 깔려있다면 그것은 스포츠맨십이 아니며 비즈니스(사업)일 뿐이다. <조이권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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