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동참' 오규석 부산기장군수, 내년도 업무추진비 0원 편성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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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석 기장군수.

부산시 기장군이 내년에 군수의 업무추진비를 없애기로 했다.

10일 기장군에 따르면 오규석(58·사진·무소속)군수는 지난 8일 군청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김영란법 시행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오 군수는 “내년 예산에서 군수 업무추진비를 편성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행정자치부 규칙에 따르면 군수는 최대 5280만원까지 본인이 직접 쓸 수 있는 업무 추진비(기관운영 업무추진비)를 편성할 수 있다. 내년 ‘업무추진비 0원’은 전국 17개 특별·광역 자치단체와 226개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다. 오 군수는 부군수와 국장, 실·과장, 읍·면장 등의 업무추진비도 2016년 대비 3분의 1만 편성하라고 주문했다. 오 군수는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청렴을 솔선 수범하기 위해 업무 추진비 폐지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기장군은 절약되는 업무추진비 1억5000여만원 가운데 1억원을 저출산·고령화대책과 기장군 청렴 콜센터 개소·운영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의사 출신으로 재선인 오 군수는 2011~2013년 업무추진비 5280만원을 편성해 1400만~ 3000만원을 썼다. 2014~2015년에는 1700만원만 편성해 사용하고 있다. 오 군수는 “업무 추진비를 줄여도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업무추진비는 주로 장(長)의 직무수행, 자치단체 행사, 기관간 업무협의, 시책추진·투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쓸 수 있다. 부산시장의 경우 직접 사용 가능한 업무추진비만 1억9800만원이다. 부시장·실·국장을 포함한 부산시 전체 업무추진비는 연간 23억원에 이른다.

전국의 기초·광역 자치단체의 업무추진비를 모두 합하면 수백억원이 넘는다. 업무추진비는 식사비 등등에 쓰이는데 사용처의 불투명성 때문에 논란이 돼왔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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