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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취소란 체포 불만 30대男 경찰서서 '분신'…전신3도 화상 병원 치료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술 취한 상태서 파출소를 찾아 난동을 부린 30대 남성이 형사입건되자 경찰서를 찾아 분신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소화기로 신속하게 불을 껐지만 이 남성은 이미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9일 오전 8시45분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본관 1층 로비에서 A씨(38)가 라이터로 몸에 불을 붙였다. 몸에 시너를 뿌린 후 경찰서를 찾아온 상태라 불길은 순식간에 커졌다. A씨의 분신을 제지하던 이 경찰서 112상황실 소속 B(47) 경위에게까지 불이 옮겨 붙었다. B경위는 A씨가 본관 현관 근무자에게 방문목적으로 “죽으러 왔다”고 말해 지원요청을 받고 내려온 상태였다.

불은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관이 A씨 등에게 소화액을 뿌리면서 진화됐다. A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B경위는 하반신에 2도 화상을 입었다.

경찰조사 과정서 A씨는 이날 오전 4시22분쯤 술 취한 상태로 이 경찰서 관할인 인계파출소를 스스로 찾아와 “감옥에 가고 싶다”며 소란을 부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취소란 혐의로 입건했지만 A씨가 갑자기 “몸이 아프다”고 해 119구급대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이후 A씨가 주취소란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것에 불만을 품고 병원에서 나온 후 경찰서에서 분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치의에 따르면 A씨의 상태는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정확한 분신이유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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