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리예술 100년전|이대원<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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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84년의 「아르누보명품전」(북해도미술관 컬렉션) 에 이어 이번의 한불수교100주년기념 「프랑스 유리예술 100년전」 은 우리들에게 많은 자극과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신라시대 출토품 중에서 볼 수 있는 몇 점의 유리그릇이 중국에서의 전래품인지 또는 근래에 있었던 유리 가마터 발견으로 우리나라의 제품인지 잘 모르겠으나 하여간 그후에는 우리나라의 유리공예품이 단절된 상태라 이 두번의 전시회는 매우 큰 뜻을 지니고 있음이 사실이다.
현대미술사조중의 한가지 특징은 재료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재료자체에 의한 미의 창조가능성의 발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종래의 공예 미술품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용 또는 기능의 미를 넘어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현저한 사실은 유리라는 재료의 새로운 현대미술품의 재료성에 대한 발견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번 유리 예술전은 앞으로 이 분야에 종사할 사람들에게 무한한 기술연구의 가능성을 암시해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위의 사실을 쉽게 느낄 수가 있다.
유리공예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 병의 투명성과 기본색(3원색)의 응용으로 이루어진 「병 일곱개의 집단」 이 전달하는 현대적 감각을 직감으로 느낄 수가 있다.
가장 평범한 우리주변의 사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대미술의 특성을 이 변화 있는 「병 일곱개의 집단」 에서 발견할 수 있는 큰 즐거움을 갖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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